원활한 혈액순환은 건강의 기본. 건강만은 자신하는 사람일지라도 40대 이후 혈압은 석 달에 한 번씩, 콜레스테롤 수치는 매년 정기적으로 체크해야 한다는 ‘상식’을 무시해선 안된다. 직장에서나 집에서나 ‘핏대 오를’ 일들이 잦은 요즘 발병하기 쉬운 관상동맥질환의 증상과 예방법을 알아본다.
심장병 알아야 이긴다
평소 아주 건강해 보이고 왕성하게 일하던 중소기업 사장 B씨(47)가 어느 날 이유 없이 쓰러지더니 이내 사망했다. 그야말로 돌연사(突然死)다. 돌연사는 B씨처럼 평상시 아무 탈없이 잘 지내던 성인이 길을 걷다, 근무 중에, 혹은 잠결에 갑자기 죽음을 맞는 것. 그 원인은 바로 관상동맥질환 (흔히 말하는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으로 인한 심장마비다.
심장은 매일 10만번씩 수축·이완, 펌프 기능을 계속하면서 10t 이상의 피를 방출하여 혈액순환을 유지하게 한다. 이 심장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는 핏줄이 바로 관상동맥이다. 문제는 이 관상동맥질환이 급증하고 있다는 점. 통계만 보더라도 국내 환자수가 6배나 증가했다. 쉽게 말해 혈압질환이 늘어나고 있다는 얘기다.
힘겨운 시절 고혈압 심장병 증가
우리나라 사람들의 혈압이 증가했다는 발표가 있었다. 이래저래 ‘핏대 오르는’ 일들이 늘어난 까닭일 것이다. 사회적으로는 실직·도산 등 불안이 가중되고 집에서도 쪼들리는 생활로 가슴 졸이고 답답해할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이런 상황이 오래되면 자율신경(自律神經)이 늘 긴장상태가 된다. 자율신경이란 심장이나 위장처럼 명령 없이도 제 스스로 알아서 신체부위가 작동하도록 해주는 신경계. 긴장 상태가 길어지면 마치 늘어난 용수철이 본래 모습으로 복원이 잘 안 되듯 자율신경의 지배를 받는 신체에도 병이 든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심혈관계질환인 것이다. 따라서 요즘처럼 힘겨운 시절에 고혈압·심장병 환자가 증가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지금처럼 힘든 상황이 아니더라도 공격적이고 승부욕이 강한 ‘A형 성격’(혈액형 A형이 아닌, Aggressiveness의 약자) 가진 사람이 심장병·고혈압 등에 걸릴 확률이 3배 정도 높은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 그렇지만 평상시 자기 생활관리를 잘하면 심혈관계질환은 얼마든지 예방이 가능하다.
동물성지방 적게 먹기 등을 생활화함으로써 충분히 예방
어떻게 하면 돌연사를 피해 건강한 심장을 유지하며 살 수 있을까. 정답은 관상동맥을 병들게 하는 흡연·고혈압·운동부족·비만 등의 위험인자를 생활에서 제거하는 일이다. 역으로 말해 관상동맥질환은 ▶금연 ▶스트레스 해소 ▶규칙적인 운동 ▶고혈압 치료 ▶동물성지방 적게 먹기 등을 생활화함으로써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실제로 관상동맥질환이 수십 년간 사망원인 1위를 차치해 온 서구에선 지난 30년간 위험 인자를 퇴치하자는 꾸준한 홍보 활동에 힘입어 현재 환자 수가 절반 정도 줄어든 상태. 서구 사회와 달리 우리나라에서 관상동맥질환의 위험인자 조절을 생활화한다는 게 말처럼 쉽지는 않다.
우선 담배는 중독성과 금단(禁斷)증상이 심해 원래 끊기도 힘든 데다 남성 흡연율이 높은 우리 사회의 분위기 때문에 금연을 결심했다가도 성공하는 경우는 드물다. 규칙적인 운동도 말뿐, 아직은 보편화되지 않고 있다. 최소한 하루 30~40분 이상을 1주일에 적어도 3회 이상 한다는 게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건강한 심장’을 갖추고 건강하게 살려면 그만큼 단단한 의지가 필요한 것이다.
심장병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가 B씨처럼 평상시 건강에 자신감을 갖고 있던 사람에게서 자주 발생한다는 점. 대개 돌연사라고는 하지만 자세히 따져보면 사전 경고 신호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단지 겉보기에 건강해 보이니까 몸의 상태가 실제로 어떤지 모르는 상태에서 병을 키우다 사망하는 것이다.
어느 병이나 마찬가지로 심장병도 가장 중요한 것은 조기 발견이다.
일반적으로 ▶가만히 있을 때보다 계단을 오르내리는 등 몸을 움직일 때 가슴이 답답하고 아픈 사람 ▶심장박동이 고르지 못한 듯한 느낌을 갖는 사람 ▶어지러움이나 실신 등 증상이 몇 차례 나타나는 경우, 이런 증상들은 관상동맥질환을 예고하는 신호로 봐야 한다. 당장이라도 내과 심장병 전문의에게 진찰을 받아야 한다.
연구진은 운동 중에 두통이 발생하는 사람도 관상동맥질환을 의심해야 한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평소 아무런 증상이 없다가 운동을 하면 두통이 나타나고 휴식 시간 중에 두통이 사라지는 사람은 ‘심장성 두통’ 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런 경우도 반드시 심장의 이상을 체크해봐야 한다. 만일 이런 ‘심장성 두통’을 편두통으로 잘못 진단해 편두통 치료를 받는다면 심장병은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다.
운동 중 두통, 관상동맥질환 의심
일단 관상동맥질환을 갖고 있는 것으로 진단받은 환자는 음식 조절도 중요하다. 식사에서 콜레스테롤과 포화지방산이 많은 음식은 삼가야 한다. 갈비, 삼겹살, 기름기 많은 등심이나 안심, 계란의 노른자, 생선알, 핫도그, 새우, 장어, 치즈, 아이스크림, 생크림, 버터, 베이컨 등은 특히 피할 것. 직장이나 모임의 회식 때라도 고기는 1인분을 넘지 않게 먹는 게 심장에는 도움이 된다.
간혹 정기 신체검사를 통해 고지혈증(高脂血症)이 있다고 통보받는 경우가 있다. 고지혈증이란 말 그대로 혈청(血淸) 내 콜레스테롤이나 중성지방이 높은 상태다. 혈액에 기름기가 많다는 사실만으로는 문제 될 것이 없지만, 그것이 관상동맥에 동맥경화를 일으키면 협심증·심근경색증·돌연사를 일으키게 된다. 뇌혈관에 동맥경화가 발생할 경우, 그것이 흔히 중풍이라고 하는 뇌졸중을 야기한다.
‘기름진 동물성 식품을 상습적으로 섭취하는 뚱뚱한 사람’은 대개 예외 없이 고지혈증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몸매는 날씬한데도 고지혈증 진단을 받는 경우가 있다. 이는 콜레스테롤을 제거하는 신체의 ‘수용체’란 것이 충분치 않은 상태로 태어난, 천부적 이유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명심해야 할 것은 건강한 사람이라도 40대 이후 혈압은 석 달에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는 약이 있기는 하지만, 먹을 때만 효과가 있고 약을 끊게 되면 다시 높은 수치로 되돌아간다. 콜레스테롤 수치를 완벽하게 낮게 조절해 주는 약품은 없다. 따라서 기름진 음식 안 먹기·운동·체중 조절이 필수다. 물론 어쩔 수 없는 경우에는 약을 복용해야 할 것이다. 명심해야 할 것은 건강한 사람이라도 40대 이후 혈압은 석 달에 한 번씩, 콜레스테롤 수치는 매년 정기적으로 체크해야 한다는 ‘상식’이다.
만일 이미 관상동맥질환에 걸린 사람이라면 제대로 된 치료를 받아야 한다. 급성심근경색증이나 불안정성협심증(협심증인데 안정된 사태가 아니라서 언제든지 급성심근경색증으로 진행할 수 있는 상태)은 치료법이 크게 2가지다. 우선 필요 약물을 먹으면서 필요한 경우 관상동맥확장술을 시행하기도 하며 진단 즉시 관상동맥 확장술을 시행하는 것.
현재 우리나라에선 대부분의 종합병원에선 심근경색증 환자가 6시간 이내에 내원하면 막힌 관상동맥을 확장시켜 혈액순환을 원활히 할 목적으로 혈전용해제를 투여하고 수일 내에 관상동맥조영술과 확장술을 시행하는 것이 상례처럼 돼 있다.
하지만 외국에서 시행한 여러 가지 연구결과에 의하면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일부라는 보고도 있어 수술이 최선책은 아니라는 것이 심장전문가들의 의견. 따라서 우선 베타차단제, 아스피린, 콜레스테롤 억제제,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 등의 효과적인 약물요법을 적절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후 2주~2개월 후 운동부하검사, 심장초음파검사, 스트레스스타리움검사 등을 실시해 예후가 나쁘다고 판정된 환자에게 한해서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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