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건강상식

재성형수술

30년 전 아는 사람의 권유로 콧등에 파라핀 주사를 맞았다는 김 씨. 그 이후 눌러쓴 모자와 얼굴이 반쯤 가려지는 투박한 안경이 그녀의 트레이드마크가 되어버렸다. 주사를 맞은 후, 불룩 튀어나와 버린 콧등이 거슬려 어딜 가나 얼굴 한번 제대로 들고 다닌 적이 없었다던 그녀. 오랜 기간 그렇게 남모르는 고통 속에 살다 보니 어느새 성격까지 침울하게 변해버리고 말았다.    

실패한 성형, 과연 재수술로 나아질 수 있나?

 학원 강사인 최 씨(30세)는 쌍꺼풀 수술을 한 지 2년이 넘었는데 마치 2주가 채 안된 듯한 모습이다. 모의원에 친구를 따라갔다 엉겁결에 수술을 하게 되었는데 수술 후 많이 붓고 모양도 컸다. 몇 달이 지나도 눈의 상태는 마찬가지였다. 만나는 사람마다 얼굴이 이상하다며 안쓰러운 듯 쳐다보고 부모님들은 날이 갈수록 더욱 심하게 꾸짖는 등, 어디서 어떻게 자신의 심정을 하소연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토로한다. 

 

인생을 포기할 정도로 심한 절망에 빠져

위의 든 예는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쌍꺼풀 수술이 잘못돼 다섯 번의 재수술을 받아야 했던 여성에서부터 어떤 가정주부의 경우 가정 불화를 일으켜 이혼을 하는 심각한 사태로까지 발전한 경우도 있다. 심지어는 인생을 포기할 정도로 심한 절망에 빠져 들고 있다. 잘못된 성형수술이 사회문제로까지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아름다워지려는 것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모든 이들의 공통된 소망. 그런 의미에서 성형수술은 부족하거나 미흡하다고 여겨지는 외모를 보강해주는 결정적인 열쇠가 된다. 동시에 열등감이나 부담을 안고 있던 환자의 정신적 요인을 제거, 삶의 욕구를 풍족하게 채워주는 매개체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게다가 최근에는 의학의 눈부신 발전으로 못하는 것이 없다고 믿는 세상이 되었다. 

 

특히 성형수술에 대해서 그러한 믿음이 더욱 강하게 작용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렇듯 성형수술이 보편화됨에 따라 잘못된 수술을 호소해 오는 이들도 늘고 있다. 대부분 부족한 미용지식을 쫓아 성형외과 전문병원이 아닌 곳이나 무면허 의료인 등에게 잘못된 시술을 받은 경우이다. 이들은 쌍꺼풀을 만들거나 낮은 코를 높이려다 잘못돼 수술 전보다 오히려 더 보기 흉해진 모습으로 재수술을 받기 위해 병원을 찾는다.
 

 그러나 사람의 심리가 묘해서 성형수술이 잘못되거나 마음에 안 들면 원래 수술한 병원에 가서 상담을 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최초 수술자에 대한 불신으로 이 병원, 저 병원을 들락거리다 상태를 더욱 악화시키기 일쑤이다. 더욱이 대부분의 성형외과 의사들은 재수술을 꺼리는 입장이다. 한번 수술한 자리를 다시 수술하는 것은 처음 하는 것보다 훨씬 까다로운 데다 다른 의사가 손댄 것을 떠맡기를 기피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잘못된 성형수술로 인한 후유증으로 고민하는 대부분의 환자들이 막상 재수술을 받기가 여의치 못한 실정이다.
  

 

잘못된 미용성형수술의 후유증만을 전문적으로 바로잡아주는 재수술 전문 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는 성형외과 전문의에 의하면 “재수술을 원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쌍꺼풀이 잘못됐거나 코성형이 잘못된 경우”라고 한다. 그 이유에 대해 “쌍꺼풀과 코 수술이 성형수술의 대명사처럼 인식되어 온 만큼 너무 쉽게 생각하고 수술을 결정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쌍꺼풀 자국이 너무 깊거나 클 경우, 양쪽 눈의 쌍꺼풀이 짝짝인 경우, 쌍꺼풀에 상처가 남은 경우, 그리고 눈꺼풀을 너무 많이 잘라내 눈이 안 감길 경우에는 재수술을 해야 한다. 누가 봐도 수술한 눈처럼 보인다면 이것 또한 실패한 경우로 꼽을 수 있다. 대부분의 경우 재수술에서 유착된 부위의 근육을 풀어서 혈액순환을 좋게 한 다음, 짝짝이는 양쪽이 똑같게, 깊게 파인 것은 덜하게 한다. 그러나 윗꺼풀의 피부를 너무 많이 절제한 경우에는 피부이식을 해야 한다. 사실 쌍꺼풀 수술의 경우 이미 칼을 대서 조직을 잘라냈기 때문에 원상복구는 힘들다고 한다.


그나마 코의 재성형술은 쌍꺼풀에 비해 쉬운 편이다. 코의 경우에는 실리콘이나 연골 등의 삽입물이 제 위치에 있지 않고 움직이거나 이음매가 부드럽지 않을 때, 콧등에 구멍 등의 흔적이 났을 때 재수술을 하는데 이 때도 자가 연골 조직이나 자가 지방을 이식해 교정한다. 만약 이것이 여의치 않을 때에는 삽입물을 도로 빼면 되니까 최악의 경우라 하더라도 원래 자기 코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는 있다. 

 

환자들의 심리상태 어루만져줘야

잘못된 성형의 원인에 따라 정교하고 섬세하게 다시 수술한다면 대부분은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있다고 말한다. “단, 재수술로 100% 원상복구를 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그보다 중요한 것이 현실적으로 환자의 심리상태를 되돌려 자신감을 갖고 삶의 의욕을 가질 수 있도록 마음을 치료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아직까지 성형수술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더 강해서 성형 수술을 해서 잘못됐다고 하면 주위 사람들은 동정은커녕, 하소연조차 제대로 들어주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환자 자신은 더욱더 죄책감에 시달리면서 말도 못 하고 끙끙 앓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다 보니 매사에 과민 반응을 일으키고 수술에 대한 창피 함 등, 극도의 불안감과 성형수술에 대한 불신으로 일상생활에서조차 심각한 영향을 초래하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잘못된 얼굴 모양보다 더 심각한 것이 환자의 심리상태. 결국, 재수술은 눈에 보이는 효과보다는 상처 입은 환자의 마음을 고치는데 기대 이상의 역할을 발휘한다. 
   

한편, “재수술시에는 수술 자체도 중요하지만, 수술 전의 상담 과정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며 “환자는 마음을 툭 터놓고 자신이 원하는 바를 상의할 수 있어야 하며, 의사는 환자가 원하는 내용을 잘 듣고 충분한 대화를 나누어야 한다”라고 충고한다. 수술하기 전에 환자나 의사가 충분한 의견 교환을 하였다면 수술 결과에 대해 큰 불만을 품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한다.     


   성형이 실패한 경우를 보면 대부분 그런 의사소통이 확실치 않아 의사가 환자의 희망사항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수술해 버리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일차적으로 의사에게 책임이 있겠지만, 지나친 기대와 환상을 갖고 성형수술을 받은 환자에게도 다소의 책임이 있다고 한다. 이 경우 남들이 보기에는 그다지 이상하지 않은데 수술 후 성급하게 혼자 ‘실패’라는 결론을 내려 고민에 빠지는 사람들도 있다.

 
   또한 드문 경우이긴 하지만, 수술 후의 생체변화 때문에 외형이 변하는 환자도 있으며, 환자의 특이 체질이 원인이 되어 수술 후 상처자국이 오래 아물지 않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수술을 받기 전에는 반드시 자신의 체질이나 병력을 상세히 알려야 한다.

 

극복하려는 긍적적인 노력이 필요해 

얼굴에 손을 대는 미용성형의 경우 특히, 처음부터 의사 선택을 신중히 해야 한다. 이때는 의사의 미적 감각이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며, 또 의사와 환자 간에 신뢰관계가 형성되어야만 만족한 수술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첫 수술을 하기 전에 몇 가지 기본 상식을 미리 알아는 것도 도움이 된다. 모든 정보가 그렇겠지만 특히 성형술에 관련된 정보는 실제보다 과장이 되어 있거나 오래된 지식이 최근의 지식으로 둔갑하여 나타나기도 한다고 지적한다. 예를 들어 ‘점심시간에 간단히 하는  쌍꺼풀’등, 일부 정확하지 않은 정보들은 환자들에게 혼동을 준다.

 
 재수술은 아무때나 시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적어도 첫 수술 후 6개월 정도 시일이 흐른 다음에야 받을 수 있다. 물론, 재수술의 경우 첫 수술보다 비용도 많이 들거니와 방법상으로나 심리적으로 신중함과 정교함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더욱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래 상태 그대로 돌릴 수 없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그렇다고 평생을 불행하게 보낼 필요는 없다. 그보다는 생각을 바꿔 긍정적으로 이를 극복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부작용이 생긴 수술에 대한 가장 좋은 해결 방법을 “이성을 가지고 최대한 감정을 억제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런 후에 현상태에서 가장 좋은 방법이 무엇인가를 강구해 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어떤 경우라도 혼자서 고민하지 말고 전문의를 찾아 재수술 여부에 대한 상담을 해야 한다.


   재수술을 받고 잃어버린 웃음을 되찾아서 돌아가는 환자를 보면서 또 다른 보람을 느낀다는 전문의는 “성형수술에 실패했다고 해서 지나치게 실망하거나 절망할 필요는 없다”며, 이런 때일수록 “의사와 함께 잘 의논하여 보다 나은 방향을 모색해 나가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라고 덧붙인다. 

재성형 사례 ,바비인형 콤플렉스

30세가 훨씬 넘은 올드 미스 L 양. 패션디자이너인 그녀는 어릴 때부터 유별날 정도로 인형이나 의상에 관심이 많았다. 그 때문인지 지금도 그녀의 작업실은 온통 바비 인형들로 장식되어 있다.

 
 그런 그녀에게는 남다른 고민이 있었다. 사춘기가 지나고 나서도 그녀의 젖가슴은 솟아오르지 않았다. 그녀의 표현 그대로 ‘볼품없는 빨래판’에 불과할 정도로. 대학 시절 내내 다른 사람과 샤워하는 게 싫어 MT 한번 안 갔고, 그 흔한 미팅 제의가 들어와도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피하기만 했다. 

 


 더 이상은 안되겠다 싶었는지 대학 졸업 직후, 그녀는 어머니를 졸라 당시로서는 거금을 들여 유방확대 성형수술을 받았다.  보형물의 재료로는 ‘실리콘 겔’이 최선의 선택이었다. 막상 수술을 하긴 했지만, 웬일인지 기대한 만큼의 결과는 아니었다. 만족할 정도로 커지지도 않았을 뿐 아니라, 윤곽도 자연스럽지 않았다. 게다가 더 큰 문제는 수술 후 1년이 지난 후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 수술 후 시간이 흐르면서 부드러워져야 할 젖가슴이 점점 딱딱하게 굳으면서 뭉치고 치솟아 오르기 시작했다. 상당한 통증과 함께, 그녀의 가슴은 동그란 야구공 모양으로 변해버리고 말았다. 

       
 그녀를 더욱 초조하게 만들었던 것은,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실리콘 겔 유해논쟁’이었다. 몸 안에 넣은 실리콘 겔이 스며 나와 핏속을 떠돌아다니면서 불치의 ‘자가면역질환’을 일으킨다든지, 심지어 ‘암’의 발생 원인이 되기도 한다는 외신보도는 그야말로 그녀를 노이로제 상태에 몰아넣기에 충분했다. 견디다 못한 그녀가 무엇인가 대책을 마련해야겠다고 마음먹고 어렵사리 병원을 찾았다. 
   

예상대로 그녀의 젖가슴 밑에 심어진 실리콘 겔은 이미 터져 나와있는 상태였다. 게다가 그것은 인위적으로는 완전히 제거하기 힘들도록 유방조직과 함께 뒤죽박죽 섞여있었다. 다시 말해 ‘육아종 반응’을 일으킨 상태였다. 어렵사리 육아종으로 굳어진 조직을 긁어냈고, 그녀의 젖가슴 속엔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게 되었다. 늘어진 피부만이 절벽이 돼버린 가슴 벽에 쭈그러진 채 붙어있는 처참한 몰골이 돼버리고만 것이다.
   

어쩔 수 없이 새로운 형태인 생체윤곽 방식의 식염수 보형물을 다시 넣게 되었다. 그 뒤, 그녀는 그런 대로 자연스러운 모양에 감촉도 훨씬 부드러워진 자신의 젖가슴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무엇보다 ‘실리콘 겔’의 악몽에서 벗어나 모처럼 만에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에 큰 기쁨을 느끼는 듯싶었다.


* 재수술로 100% 원상복구를 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 수술 전 환자와 의사 간에 충분한 의견 교환이 있어야 한다.

Copyright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활용 학습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