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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방주치의

피임 피임법 모르면 사랑할 자격 없다

피임. 쉬울 것으로 생각되지만 실상은 그렇지가 못하다. 많은 사람들이 피임을 적극적으로 행하고 있지만 그런 노력에 비해 실패 확률이 높은 데는 다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다. 우선 피임에 대한 정확한 지식이 부족해 본인은 피임법을 실천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피임법 모르면 사랑할 자격 없다

 그리고 성(性)이나 연령, 상황에 따라 피임법은 달라지기 마련이다. 또 전문가들이 권하는 피임법은 생각보다 훨씬 다양하다. 게다가 우리들이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피임법이란 것들도 그 메커니즘이 복잡해서 정확한 정보를 숙지하지 못하면 피임의 실패는 어쩔 수 없이 찾아오게 된다.


 흔히 피임은 ‘수태 조절’이라고 표현되는데, 임신을 방지하기 위한 여러 가지 방법들을 총칭하는 것이 보통이다. 말하자면 일정한 피임법을 사용하지 않으면 대개의 성인 여성들은 임신이라는 결과를 감수해야 하는 것이다. 물론 아기를 갖기 위한다며 피임 실패는 별문제가 아닐 수 있다. 하지만 본인이 원치 않는데 임신을 하게 되면 경제적, 사회적 부담은 물론이고 낙태라는 끔찍한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낙태 천국’이라는 오명을 쓴 지 이미 오래다. 분명 몇몇 예외 사항을 제외하고 법적으로 낙태는 불법으로 명시돼 있다. 그러나 적절한 피임을 강구치 못해 아기를 갖게 되고 결국 이것이 불법 낙태로 연결되는 경우를 우리는 얼마든지 목격할 수 있다.


 “인공 유산의 80%는 원치 않는 임신인 경우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낙태율이 높은 이유는 청소년들과 미혼 여성들에 대한 피임 교육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한 것과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그리고 성교육이나 피임 교육은 일회성으로 그쳐서는 안 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학교 교육을 살펴보면 이런 부분에 대한 관심이 매우 적음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습니다.” 전문의는 앞으로 피임에 대한 교육과 홍보가 보다 체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한다.

 

임신부담이 섹스의 즐거움을 감소시킨다

 이제 섹스는 더 이상 종족 번식의 수단일 수만은 없다. 성관계에서 획득되는 쾌감뿐 아니라 남녀 간의 사랑을 확인하는 데 섹스만큼 확실한 것은 업기 때문이다. 하지만 매번 관계를 가질 때마다 임신에 대한 부담을 갖게 된다면 즐겁고 행복해야 할 시간이 괴로운 시간으로 변질될 수도 있다. 그래서 우리 인간은 이미 오래전부터 피임에 대한 갖가지 방법을 고안해서 오늘에 이르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어느 특정의 피임법만이 절대가치를 갖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피임 방법은 크게 나누어 영구적은 것과 그때그때 필요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것, 또 영구적인 것은 아니지만 장기간 임신을 막아주는 방법 등이 있다.

영구 피임법

정관 결찰술
 정관 수술이라고 알려진 이 시술은 통칭 ‘파이프 커트’라고 한다. 체외에 나와 있는 음낭에 붙은 살갗을 잘라서 정자를 고환으로 옮겨오는 관을 꺼내어 묶고 절단하는 방법이다. 여성들의 불임수술보다 훨씬 간단하고 그 부작용 또한 적은 편이다. 그러나 일부 남성들은 이 정관수술을 받으면 남성다움이 훼손되거나 정력이 약해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


 “출혈도 거의 없고 고환을 제거해 버리는 거세(去勢)와는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남성다움이 없어지거나 성능력, 성감이 떨어진다는 속설은 잘못된 것입니다. 정액에 정자가 안 들어 있을 뿐 사정은 수술 전과 동일하게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성기의 발기에도 전혀 문제가 없고요.”

 

 전문의는, 그러나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이라는 정관수술을 받아도 100% 피임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약 0.1~0.15%에서의 실패율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찌 되었건 이 정관 수술은 현재로서 가장 확실한 영구 피임법으로 인정받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그리고 만약 정관수술을 받는 데 있어 정신적인 면에서 불안을 느끼는 남성이라면 굳이 이 시술법을 권할 필요는 없다. 이 정관수술 말고도 다른 피임 방법이 얼마든지 있으니 말이다.

 

 또 단산을 목적으로 수술을 받았다가 갑자기 생산의 이유가 생기면 그때는 얼마든지 복원술을 통해 정상으로 회복될 수 있는 만큼 정관에 손을 댄다고 해서 영구적으로 불임이 되는 것이 아님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그리고 정관수술을 받았다고 해서 그 즉시 피임이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정자가 수정관에 저장되어 시술 후에도 사정액 내에 존재할 수 있으므로 시술 후 6주 또는 15회의 사정까지는 다른 피임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난관 결찰술
여성의 불임 수술은 난관을 묶어 난소에서 배출된 난자가 자궁 내에 들어가지 않도록 하는 수술이다. 이런 수술을 받으면 질내에 사정된 정자는 난자와 만날 수 없고, 영구히 임신은 성립되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그런데 그 시술 방법에 따라 몇 가지로 다시 분류된다.


 하나는 질의 깊은 곳을 약 2cm 정도 절개하고 끌어당긴 난관의 중앙부를 매어버리는 방법이다. 수술에는 10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는데 2~3일간 병원에 입원하는 것이 원칙이다. 두 번째는 하복부를 세로 2cm 정도 절개해서 난관의 일부를 매고 절단하는 방법이다. 또 흔히 ‘배꼽 수술’이라고 부르는 복강경 수술은 배꼽 부위를 약간 절개하고 복강경으로 난관을 잡아맨다. 아주 간편한 수술로 이것은 입원이 필요 없다는 장점이 있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전기 소작술을 이용해서 피임을 하게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런 난관 수술은 배에 칼을 대기 때문에 흉터가 남을 수 있고 회복 기간도 정관 수술보다는 길다는 단점이 있다.


 “이런 난관수술을 받는다고 해서 성욕이 감퇴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월경의 양, 월경 기간, 월경 양상이 변화하지도 않지요. 다만 전기 소작기로 심하게 난관을 지지면 난소 호르몬의 변화로 월경 양상에 어떤 변화가 찾아올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전기 소작기는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전문의에 따르면 최근 들어서 난관수술을 받은 것에 대해 후회하고 복원수술을 받으려는 여성들이 늘어나고 있단다. 이렇게 복원을 원하는 여성들이 많아진 것은 사회 현상의 변화와 무관치 않다는 것이다. 즉 교통사고로 대표되는 각종 사고가 빈번히 발생되고 있고 이혼과 재혼의 경우가 늘어나면 복원수술 시도 건수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난관 복원술을 받으면 약 70%에서 다시 임신할 수 있다.

월경 주기법(오기노법)
 여성의 월경 주기를 기준으로 배란기와 수태기를 따져서 이 기간 동안 성관계를 피하는 방법이다. 월경 주기가 일정한 28 일형인 여성에게만 적용 가능하고 실패율이 높은 방법이다. 배란기와 수태기의 계산은 다음과 같이 한다.

배란기 : 다음 월경 전 12~16일 사이
수태기 : 다음 월경 전 12~19일까지(정자의 생존 기간을 3일로 가정할 때)

 월경 주기가 불규칙한 사람에게는 다음과 같은 계산법을 이용하여 수태기를 측정할 수 있다.
수태 가능 첫날 : 가장 짧은 월경 주기 날수-19
수태 가능한 끝날 : 가장 긴 월경 주기 날수-12


질 세정법, 질외 사정
 이 두 방법은 어떤 기구나 약의 도움 없이 피임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실패율이 그 어떤 피임법보다도 높다는 취약성이 있다. 그러나 특별한 상황으로 인해 다른 피임법을 동원할 이유가 없다면 한 번쯤 고려해 볼만하기는 하다.
 우선 질 세정법은 남성이 사정한 후에 곧바로 질내를 씻어내는 것이다. 이미 고려 시대 때부터 사용된 피임법으로 알려져 있는데 클레오파트라도 이 질 세정법을 애용했던 것으로 기록 돼 있다. 하지만 피임 전문가들의 말을 들어보면 피임 효과는 기대에 훨씬 못 미친다는 것이다. 그래서 피임 실패율은 40%에 이르고 있다.

 

 남성이들 하게 되는 질외 사정 또한 실패율이 높은 피임법이다. 혹자는 도저히 피임법이라고 할 수 없을 만큼 실패가 많은 방법인 만큼 가급적 사용하지 말 것을 권하고 있는 형편이다. 왜냐하면 남자들의 속성상 쾌감의 절정에서 음경을 빼기란 매우 어렵다는 것. 특히 사정 조절이 잘 안 되는 젊은 층에서는 더욱 실패 확률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가능한 한 위의 두 가지 방법은 사용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기초 체온법
 배란 직후에는 체내 호르몬 분비의 변화에 의하여 체온이 상승한다는 점에 착안하여 매일 아침 체온을 측정하여 체온이 상승하면 배란 기일을 추정하여 이후 3일까지의 성관계를 피하는 방법이다. 배란에 의한 체온 상승과 경한상기도 감염이나 소화 불량, 정서적 불안 등의 다른 요인에 의한 체온 상승과의 감별이 반드시 필요하다.

점액법 
 질 분비물의 변화를 관찰하여 배란기를 확인하고 그 기간 동안 성관계를 피하는 방법으로 월경 후에는 질 분비액이 백색으로 진하고 끈적끈적하지만 배란기가 되면 질 분비물이 물과 같이 맑고 묽어지며 손으로 만져보면 계란 흰자와 같이 길게 늘어지고, 때로는 혈액이 섞여 있기도 한다. 배란기라고 판단되면 3~4일간 관계를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콘돔
 가장 간단하면서 부작용도 거의 없고, 더구나 정확히만 사용하면 100%에 가까운 피임 성공률을 거둘 수 있다. 게다가 최근 각종 성병과 에이즈에 대한 공포가 만연하면서 이 콘돔은 이런 몹쓸 질병을 예방해 주는 하나의 장치로 각광을 받고 있다.
 그런데 실제 보고 되고 있는 피임 실패율은 2~12%로 상당히 높은 수치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실패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첫째, 콘돔을 끼우기 전 콘돔의 상태를 점검해 봐야 하는데, 무턱대고 사용했다가는 찢어진 틈으로 정자가 얼마든지 여성의 질내에 스며들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원치 않는 임신을 하게 되는 경우도 발생한다.
 “콘돔은 1회만 사용하고 폐기해야 합니다. 그리고 사용 전 반드시 파손 여부를 확인하고, 만약 파손된 것을 발견하게 되면 그때는 젤리나 살정제를 주입해서 응급적인 피임 방법을 적용시킬 필요가 있는 것이지요.”
 전문의에 의하면 가급적 고무 제품을 사용하고 동물의 막 성분으로 만들어진 콘돔의 사용은 피하라고 한다. 왜냐하면 에이즈나 성병에 대한 예방 효과가 적기 때문이라는 것.

 콘돔 사용은 성관계를 갖기 직전에도 신경을 써서 착용해야 하지만 상황이 끝난 뒤에도 각별한 신경을 써야 한다. 즉 여성의 질에서 남성의 음경을 빼낼 때 잘못하면 정자가 여성 속으로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는 사정 후 오랜 시간 여성 속에 남아 있을 때 흔히 발생할 수 있다. 또 잘못해서 사정 후 콘돔을 여성의 질 속에 빠뜨렸을 때는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빼내야 피임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 남성들 중에는 이 콘돔 사용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꽤 있다. 뭔가 이물감이 느껴지고 성적 쾌감에 도달하는 데 장애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몇 번 습관을 들이면 이 콘돔 사용만큼 효과적인 피임법도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게다가 평소 조루의 경향을 보이고 있는 남성들이라면 이 콘돔으로 어느 정도 사랑의 시간을 연장시킬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최근 들어서는 페미돔이라는 여성들을 위한 콘돔이 등장하기에 이르렀지만 남성 콘돔보다 사용에 불편이 따르고 피임 효과도 상당히 떨어져 아직 일상적으로 사용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


격막(Diagphragm). 자궁경부 캡
 콘돔의 일종인 이 격막은 플라스틱 재질로 질 속에 넣는 것이다. 현재 미국 등 서구에서는 비교적 일반화되어 있지만 우리나라에 이 격막을 피임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여성들은 그리 많지 않다. 그러나 부작용이 거의 없다는 장점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단 방광염 또는 요도의 발병 비율이 격막 사용 시 2배 정도 증가하므로 성관계 후 1회의 항생제 투여가 권유되고 있다. 그리고 이 격막을 사용할 때는 정자를 죽이는 살정제를 함께 이용해야 한다.
 보통 성관계 전 6시간 이상 착용하면 안 되고, 관계 6시간 후에는 제거해야 한다. 물론 경우에 따라서는 24시간까지도 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유럽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자궁경부 캡은 격막보다 착용 시간(최대 36시간)이 길고 살정제를 사용할 필요가 없어 간편하다. 자궁경부의 크기에 따라 캡의 크기가 다른 종류가 시판된다. 그러나 관계 후 6시간 이내에 제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피임용 스펀지. 살정제
 살정제를 스펀지에 묻혀 질에 삽입 하는 것인데, 대개 24시간 정도의 유효시간을 갖는다. 그러나 이것을 이용하는 여성의 4~8% 정도에서 질내 과민 반응을 일으켜 국소 발적이나 가려움증을 동반하기도 한다. 게다가 스펀지가 질 분비액을 흡수하기 때문에 성행위시 고통을 일으킬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임신의 경험이 없는 여성에게서는 6~18%, 분만 경험이 있는 여성들에서는 9~28%의 피임 실패율을 보이고 있다.

 

 살정제는 젤리, 크림, 거품형 질정이 있는데, 성관계 10~30분 전에 질내에 미리 삽입해 놔야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젤리, 거품형, 크림형은 8시간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질정은 1시간 정도의 효과밖에는 없다. 그리고 살정제를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임신이 되어도 기형아를 낳거나 자연 유산이 된다는 보고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자궁 내 장치(IUD)
 일반인들에게는 주로 ‘루프’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가족계획 사업을 시행하면서 이 루프를 가장 성공적으로 이용한 국가로 세계적인 인정을 받은 바 있다. 
 자궁 내 장치가 피임 효과를 갖는 것은 자궁 내막에 이물로 작용하여 단핵세포, 거식세포 등의 백혈구를 동원하므로 이들이 정자 혹은 수정란을 탐식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물 작용 외에 구리에 의한 착상 관여 효소계의 교란, 황체 호르몬에 의한 자궁 내막의 변화로 착상을 방해하거나 정자의 자궁경부 침입을 방해하여 피임 효과를 나타낸다. 그러나 실패가 전혀 업는 것은 아니다. 루프의 종류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100명의 시술받은 여성이 1년간 사용하면서 피임에 실패하는 경우는 1명에서 4명까지 보고되고 있는 실정이다.

 

 

 만약 자궁내 장치를 했는데 임신을 했을 경우 자연 유산의 빈도가 50%에 이른다. 그래서 자궁내 장치 착용 중 임신이 확인되면 반드시 장치를 제거해야 한다. 그리고 아기를 낳기 원한다면 초음파나 자궁경을 통해 제거하면 임신을 유지할 수 있지만 장치를 제때 제거하지 못하면 패혈증을 예방하기 위해 소파 수술을 시행해야 한다.
 이외에도 자궁내 장치가 불러올 수 있는 부작용은 몇 가지 더 있다. 가장 많은 증상은 부정 출혈이나 월경 양의 증가인데 이 이유 때문에 장치를 제거하는 경우가 가장 많다. 또 골반염이나 자궁 천공도 염려되는데 장치 삽입 시기는 월경 시, 소파 수술 직후, 분만 후가 가장 좋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자궁 경부의 염증이나 골반염이 있는 환자들은 시술 대상에서 제외되어야 한다.

 

 피임은 여성들만의 몫이 아니다. 그래서 혹자는 ‘피임에 협력하지 않는 남성들은 여성을 사랑할 자격이 없다’라고까지 말하고 있다. 따라서 남성 역시 상대 여성과 함께 자신들의 처지에서 가장 알맞은 피임법이 무엇인가를 파악하고 적극적으로 실천하려는 의지를 가져야 한다.
 그러면 위에 언급되었던 각종 피임법을 연령이나 처지에 따라 다시 한번 정리해 본다. 우선 미혼 여성들의 경우에는 경구 피임약이 가장 권할만하다. 그리고 기혼이면 남편의 협조를 얻을 수 있는 상황이라면 콘돔 사용이 바람직하다. 하지만 언제든지 실패할 수 있다는 점에 유념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자녀의 터울을 조절하고 싶으면 자궁내 장치의 시술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러나 복잡한 성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여성들은 부작용이 우려되므로 가급적 자궁 내 장치를 안 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이미 원하는 만큼 자녀를 낳았을 때는 정관수술이나 난관수술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앞서 언급했듯이 정관 수술이 난관 수술보다는 덜 복잡하고 간편하다. 그런데 여기에서 한번 더 강조하고자 하는 바는 35세 이상으로 흡연 여성인 경우에는 되도록 먹는 피임약 복용을 피하라는 것이다.

먹는(경구) 피임약

몇 가지 부작용에도 불구, 가장 확실한 피임법
 호르몬 피임의 역사는 황체화 호르몬이 배란 억제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지면서 시작됐다. 초기에는 황체 호르몬, 즉 프로게스텐을 과다 투여하여 부작용이 많았으나 그 후 소량의 에스트로겐 첨가로 황체 호르몬의 양을 감소시킬 수 있게 되어 부작용은 줄어들고 배란 억제 효과는 더 뛰어나게 되었다. 또한 황체 호르몬의 종류도 꾸준히 개발돼 현재에 이르러서는 남성 호르몬의 작용이 적은 황체 호르몬이 개발되어 그 부작용이 더욱 감소하게 된 것이다.
 현재 서구에서는 이 먹는 피임약의 복용률이 거의 35%에 이르고 있다. 말하자면 가장 일반적은 피임법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는 뜻이다. 

 

 어찌 되었건 먹는 피임약은 몇 가지 부작용들이 우려됨에도 불구하고 가장 확실한 효과를 볼 수 있는 피임법으로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그 정확성을 기하기 위해서는 지정된 대로 빼놓지 않고 약을 복용해야 한다. 만약 하루라도 걸러 약을 먹게 되면 그것이 이유가 되어 원치 않는 임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먹는 피임약에는 약제의 성분에 따라 몇 가지 종류가 있다.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텐 복합제
 가장 흔히 이용되고 있는 경구용 피임제로 3주간 복용하고 1주간 휴식한다. 대개 1주간 휴식하는 기간에 월경이 찾아오게 된다. 이 약제가 피임을 일으키는 기전은 시상 하부와 뇌 하수체에서 성선 자극 호르몬의 분비를 억제하여 배란을 방지하는 것이다. 그 외에 자궁내막의 성숙에 이상을 유발하여 배아(수정란)의 착상을 방해하거나 정자가 자궁 경관으로 진입하는 것을 막아준다.

 

 

 현재까지 모든 피임법 중 가장 효과가 높은데, 3주간 하루도 거르지 않고 복용하면 100%의 피임 효과를 보인다. 그러나 실제로 1~2회 약 복용을 건너뛰면 0.16%~2.5%의 피임 실패 가능성이 있다. 보통 이 약은 월경 3~5일부터 복용을 개시한다. 복용량은 제제에 따라 다르다. 그러나 부작용이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우선 지질과 당 대사의 변화로 고 콜레스테롤 혈증, 당뇨병을 유발할 수 있다.

 

 그리고 혈전증의 빈도가 3~11배까지 증가하지만 복용을 중단하면 곧 없어지는 것이 보통이다. 또 혈압의 상승이 유발되기도 하는 만큼 비만, 고혈압, 흡연 여성은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 그 외에도 피부에 색소 침착이 생기거나 자궁 근종의 크기 확대, 체중 증가라는 부작용이 생기게 된다. 그러나 먹는 피임약과 유방암 발병 간의 상관관계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 일부에서는 경구 피임약이 유방암 발병 확률을 높인다는 이론을 제기하고 있기는 하지만 임상적으로 증명된 사실은 아니라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다. 오히려 난소암의 발생 빈도는 낮춰주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가능하다면 이 약을 복용하기 전 산부인과 진찰을 받는 것이 좋은데 이때는 일반 진찰, 유방, 체중, 혈압 측정과 소변검사를 하게 된다. 또 복용 중에는 6~12개월에 1회씩 간 기능 검사와 혈액학적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프로게스텐 단일제, 에스트로겐 단일제
 흔히 ‘미니필’이라고 불리는 프로게스텐 단일제는 프로게스텐 0.5mg을 매일 휴식기 없이 복용하는 방법인데, 부정 출혈과 무월경의 빈도가 높고 임신 실패율이 높아서 요즘 들어서는 별로 이용되지 않고 있다. 
 에스트로겐 단일제는 피임을 할 겨를도 없이 관계를 가졌거나 불가항력적으로 강간을 당했을 경우 임신을 방지하기 위해 복용하는 일종의 응급 처리법으로 관계 후 피임을 하는 방법이다. 대개 용량이 많아 오심과 구토의 부작용이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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