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晉)나라 주호(酒豪) 중의 하나였던 필탁(畢卓)은 <세설신어(世說新語)>라는 중국문헌에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한 손에 게발 들고, 한 손에 술잔 들고 주지(酒池) 속을 헤엄치고만 있으면, 일생 살아가는 데 무엇을 더 바랄까?”
게요리 하나만 있으면 더 이상의 행복이 없다는 뜻인데, 지금이 바로 그 게요리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시기다.
제철 만난 꽃게, 고단백 풍부
우리나라에서 흔히 잡히는 게로는 꽃게, 꽃발게, 농게, 도적게, 달랑게, 칠게, 바다참게, 털게 그리고 영덕게 등이 있다. 이중에서 우리나라에서는 꽃게가 식용게로서 가장 많이 쓰인다.
게를 한자로 쓸 때는 ‘해(蟹)’라고 하는데, 풀어보면 ‘解+筮’이 된다. 초가을이 되면 마치 매미처럼 껍질을 벗는 벌레와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게는 또한 창자가 없다고 해서 ‘무장공자(無腸公子)’라고도 하고, 옆으로 기어가므로 ‘횡행거사(橫行居士)’로 미화하기도 한다. 이처럼 우리 조상들이 게에게 ‘공자(公子)’니 ‘거사(居士)’니 하는 미명(美名)과 존칭을 붙인 이유는, 껍질은 단단하지만 속은 무른 게의 특성이 마치 도덕 군자들이 이상(理想)으로 삼는 외강내유(外剛內柔)와 닮았기 때문이라 한다.
그 어느 때 보다 살이 단단하고 알도 꽉 차 있어
4~6월은 꽃게의 산란기다. 요즘 암게를 구입하면 알이 꽉차 있고 살이 단단해 제대로 맛을 즐길 수 있다. 영양적으로 볼 때에도 고단백이면서 칼슘·인·철 등 무기질이 풍부해 성장기 어린이들에게 좋은 식품이다. 이외에 지방함량이 적기 때문에 맛이 담백하고 소화가 잘되기 때문에 일반인들 뿐 아니라 환자나 허약체질인 사람, 노인들도 부담없이 먹을 수 있다.
요즘은 꽃게 중에도 암게가 수게보다 훨씬 맛이 좋은 때인만큼 산란기 직전에 있는 암게를 구입하는 것이 좋다. 6월까지의 암게가 어느 때보다 살이 단단하고 알이 꽉 차 있기 때문이다.
요리법도 다양해 꽃게탕이나 꽃게찜을 만들어 별미로 즐길 수 있고, 게장 또한 맛있는 밑반찬이 된다.
게로 만든 음식중 으뜸이라 할 수 있는 게장은 이미 1600년대부터 게장 담그는 법에 대한 기록이 나와있다.
가을에 담가 1년 내내 먹는 경상도 ‘참 게장’, 담그면 벌떡 먹어치워야 한다고 이름 붙은 전라도 ‘벌떡게장’, 콩만한 게를 맷돌로 갈아 담그는 전라도 강진 ‘콩게젓’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원래 게장은 민물게로 담았지만 민물게가 귀해진 요즘에는 꽃게로 담는 것이 일반적이다.
수컷 보다는 암컷을 구입하도록
게를 고를 때에는 우선 다리의 뿌리부분이 단단하고 들었을 때 묵직한 것을 선택해야한다.
그렇다고 크기만을 보고 고르면 안된다. 일단 들어 봤을 때 묵직하면서도 게딱지의 짙푸른 검정색이 선명하며 윤기가 나는 것이 좋다. 특히 다리가 모두 붙어 있어야 싱싱한 것이다.
꽃게를 요리할 때는 솔로 문질러 깨끗이 씻은 뒤 다리와 게딱지를 떼어낸다. 아가미와 모래집을 제거한 다음 그 틈새로 손가락을 넣어 당기면 배쪽 껍데기가 쉽게 벌어진다.
모래 주머니가 터지지 않도록 떼어내고 배에서 검은 물이 나오면 내장을 완전히 긁어내야 음식에서 쓴맛이 나지 않는다.
맛이 좋고 살이 많은 암컷은 수컷과 비교해 볼 때 몸 빛깔도 다소 차이가 나지만 뒤집어 배를 보면 확연히 구별된다. 배딱지가 넓은 마름모 꼴인 암컷과 달리 수컷은 좁은 역삼각형 꼴이다. 덩치에 비해 속살이 부실해 먹을 것이 적은 수컷은 가격도 암컷보다 훨씬 떨어진다.
한 가지 주의해야 할 것은 게는 조금만 물이 가면 세균 번식이 빨라 상하기 쉽다는 것이다. 따라서 무침처럼 날로 먹는 요리를 할 때는 꼭 살아있는 것을 쓰도록 해야 한다. 해물탕이나 찌개거리로는 냉동게도 무관하다.
꽃게감정요리
게 껍데기에 게살과 여러 재료를 섞어 다시 채워 넣는 조리법이다.
① 산 꽃게를 잘 씻고 푹 찐 다음 게장과 게살을 발라 낸다.
② 등껍데기는 잘 씻어둔다. 쇠고기, 두부, 삶은 숙주와 무를 만두소 만들듯 물기 빼고 후추, 소금, 깨소금으로 양념해 게살과 버무린다.
③ 등껍데기에 밀가루를 솔솔 뿌려 소를 채운 뒤 달걀물을 씌워팬에 지진다.
④ 육수는 된장, 고추장, 게다리, 무를 끓여 만든다.
⑤ 끓는 육수에 지진 게와 파, 생강즙을 넣어 자작자작하게 만들면 맛있는 게 감정이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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