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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상식

땀 많아도 걱정, 적어도 걱정

무더운 여름철의 땀은 대부분 외부온도에 체온이 적응하는 과정에서 또는, 흥분했을 때나 매운 음식을 먹었을 때 흐른다. 물론, 이는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 그러나 평소에 비해 땀이 유난히 많이 흐르거나 나지 않는 것은 인체의 이상상태를 알리는 적신호라는데…. 

땀 많아도 걱정, 적어도 걱정

하루 24시간 내내 땀과의 전쟁을 치러야 하는 계절이다. 가만히 있어도 줄줄 흐르는 땀 때문에 곤역스럽기까지 하다. 그러나 사실 땀은 우리의 몸에 있어 필수 불가결한 존재. 
정상인은 보통 하루 850∼900ml의 땀을 흘린다. 우리 뇌 속의 중추신경이 체온을 조절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피부 가까운 곳의 혈관을 확장시켜 몸 안의 열을 이곳으로 옮긴 후 땀을 통해 열량을 발산하는 것이다. 요즘같이 더운 날씨에 체온이 올라가면 신체의 신경 시스템이 땀샘을 자극, 땀을 흘려 체온이 내려가도록 해 정상체온을 유지해 준다.
 
땀의 기능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인체 내 불순물을 외부로 배출시키고 피부의 건조를 막는 역할까지 수행한다.
간혹, 외부 온도와의 관계없이 흥분과 긴장 등 정신적인 자극에 의해 땀이 나기도 하는데, 이것 역시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박진감 넘치는 운동 경기나 시험을 볼 때 손에 땀이 난다든가 이마에 식은땀을 흘리는 경우가 바로 이에 해당한다. 신 것이나 매운 음식을 먹을 때 땀을 흘리는 것 역시 마찬가지로 당연한 생리현상.   

문제는 한 여름에 날씨가 더워서 흘리는 땀일지라도 그 정도가 지나치거나 특정 질병에 걸렸을 때 아무런 외적 자극 없이도 땀이 나는 경우. 또는 특별한 원인 없이 진땀 나는 손 때문에 일을 못하거나 바깥 온도가 별로 높지 않고 몸을 심하게 움직이지 않았는데도 땀이 줄줄 흐른다면 건강에 이상이 생겼다는 적신호일 가능성이 크다. 이처럼 건강상태를 체크하는데 중요 포인트가 되는 땀. 과연 땀은 우리 건강과 어떤 관계가 있는 것일까. 

땀은 건강상태를 점검하는 잣대

병적인 땀은 대개 특정 부위에서 집중적으로 흘리는 게 특징이다. 예를 들어 가슴 부위에 집중적으로 땀이 날 때는 극도의 스트레스나 노이로제를, 배꼽 아래쪽에 땀이 많으면 비뇨기 계통의 이상을 각각 의심해야 한다. 만약 손발에만 집중적으로 땀이 많이 난다면 자율신경실조증에다 위장 및 십이지장 이상 증세가 겹친 경우일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아무 이유 없이 갑자기 땀을 흘리면 당뇨병을 가장 먼저 의심해 보도록. 당뇨병에 걸리면 혈당의 체외유출이 많아져 체내의 수분균형이 깨지고, 이때 모자라는 양을 보충할 목적으로 우리 몸은 전신에서 땀을 흘린다. 또 밥을 먹고 난 뒤 땀을 비 오듯 흘리는 것은 위 기능에 이상이 생겨 열이 나는 경우가 많다. 이는 과음한 다음날 아침을 먹을 때 땀을 많이 흘리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잠잘 때 기침을 동반하면서 자기도 모르게 식은땀이 난다면 결핵의 위험신호이고, 가슴의 통증을 수반하면 심근경색이나 폐경색일 가능성이 높다. 특히 땀을 흘리면 속옷이 노랗게 물드는 사람은 간 질환에 의한 황달의 전조일 가능성이 크다. 또 땀을 많이 흘리면서 손발이 떨리고 고혈압 증세를 보일 때는 갑상선기능 항진증을 의심할 수 있다. 간혹 40대 이후 여성들은 갱년기 증세의 하나로 더위와 관계없이 땀을 많이 흘리게 된다.

반면, 더위나 운동에도 불구하고 땀이 나지 않는 것도 큰 문제. 이는 체온조절이 안되고 있기 때문이다. 주로 유전이나 정신적 요인 때문에 생기지만, 당뇨·혈압강하증·아토피성피부병 등도 그 원인으로 작용한다.

땀이 비 오듯 줄줄, 다한증일 가능성 높아

유난히 심하게 흘러나오는 땀 때문에 고민에 빠진 사람도 있을 것이다. 손이 땀범벅이어서 악수를 하기가 늘 망설여진다거나 노트에 필기를 할 때도 종이가 다 젖기 때문에 손수건을 두세 개씩 손 밑에 대 놓거나 아예 면장갑을 끼고 있어야 하는 경우. 그리고 조금만 걸어도 발바닥에 비 오듯 땀이 흘러 양말과 구두까지 적시곤 하는 이들은 특히 긴장을 하거나 신경을 쓰면 더욱 심해져 손에서 땀이 줄줄 흐를 정도가 된다고 호소한다.
 
전문의는 “이와 같이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손·발·겨드랑이 등의 부분에 심하게 땀이 나는 경우를 다한증이라고 한다”며 “이는 땀을 조절하는 자율신경인 교감신경이 이상하게 흥분돼 나타나는 것으로 원인은 확실하지 않으나 대부분 체온과는 무관하게 정신적인 스트레스, 또는 체질적인 과민반응에 의해 과도하게 땀이 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다한증은 어느 날 갑자기 생기는 증상이 아니다. 그 대부분이 체질적인 것으로 아주 어렸을 때부터 알게 모르게 진행된다는 것이다. 
전문의에 의하면 “단지, 자의식이 강해지는 사춘기를 전후로 해서 이러한 증상이 부각되는 것”일뿐이라고 한다. 예전에는 주로 다한증 치료를 성인이 되어서 했지만, 요즘에는 되도록 어렸을 때부터 하는 것을 권한다고 한다. 성장을 해나가는 동안 자신이 땀을 많이 흘리는 것이 다른 사람에게 불쾌감을 주지 않을까 염려하는 바람에 대인관계에서 폐쇄적이 되며, 우울증에 빠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정상적인 땀이 아니라면 전문의 진찰이 필수적 

현재 다한증의 치료법으로 약물요법과 수술요법이 함께 쓰이고 있다. 약물요법의 경우 땀샘을 수축시키는 바르는 약과 교감신경을 약화시키는 먹는 약으로 나뉜다. 
보통 전자의 경우 약을 발라 놓아도 땀에 다 흘러나가는 경우가 허다하며, 후자의 경우에는 온몸의 교감신경을 전부 약화시키기 때문에 어지럽다든지 눈이 보이지 않는 등의 부작용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
 
때문에 최근의 다한증 치료법은 땀분비를 조절하는 교감신경을 차단하는 수술요법으로 옮아가는 추세다. 환자를 마취시킨 뒤 주사침 흉강내시경 치료를 하는 이 방법은 상처가 남지 않는 것은 물론, 시술 당일 퇴원할 수도 있고 효과도 즉각적이란 장점이 있다. 
그러나 문제점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치료 후 손과 발, 겨드랑이 등 특정 부위의 땀분비가 억제되지만, 대신 그 땀이 몸통으로 옮겨서 흘러나오는 경우도 있다”라고 지적한다. ‘보상성발한’이라고 불리는 이 같은 후유증은, 특히 몸이 비만하고 얼굴에 땀이 많이 나는 환자에게서 나타날 확률이 높다. 

그리고 간혹 수술 후 이러한 경우를 더욱 못 견뎌하는 사람도 있다. 이를 위해서 교감신경의 일정한 부위를 자르는 대신 클립으로 눌러둔 다음, 차후 경과를 지켜본 후에 클립으로 다시 조정을 하는 방법이 시행 중이라고 전문의는 말한다.    
다한증을 치료하기 전에 또 한 가지 알아두어야 할 사항이 있다. 바로 반드시 시술경험이 많은 전문 의사를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험이 많지 않은 의사를 고르게 되면 예기치 못한 부작용으로 큰 위험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의는 “주사침 흉강경을 이용한 다한증 수술의 경우 전신마취에 따른 위험성에다 내시경을 안전하게 교감신경절까지 진입시키기 위해 폐를 쭈그러뜨려야 하는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며 “이 과정에서 주사요법에 익숙지 않은 의사가 시술하면 시술 중 자칫 교감신경절에 인접한 폐를 주삿바늘로 찔러 위험에 빠질 수 있다”라고 한다. 결국, 시술 경험이 많은 의사를 선택해 치료를 받아야 간편하고 안전하게 치료받을 수 있는 것이다.

사람은 자연과 더불어, 아니 자연 속에서 그 법칙에 지배를 받으면서 살아가고 있다. 건강한 사람이라면 여름철의 더위에 잘 적응하여 살아가게 된다. 사람이 적응을 한다는 것은 여러 가지 의미를 가지지만,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땀을 흘려 체온을 조절하고, 몸의 노폐물을 배출해 내는 통로역할을 하는 것. 결국, 여름철에 적당히 땀을 흘려야 건강에 좋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지나치게 땀이 많이 난다든지, 온도자극에 관계없이 흘리게 되는 경우, 또는 그 반대로 땀이 나지 않는 경우에는 그 원인을 찾아 치료를 받아야 한다.
한의학의 기본 원리를 설명하고 있는 「황제내경(皇帝內徑)」에 의하면 음식을 지나치게 많이 먹어 땀을 흘릴 때는 위(胃)에서 작용하여 땀을 흘리게 하고, 갑자기 크게 놀랐을 때 흘리는 땀은 심(心)에서, 오랫동안 먼 거리를 걸어서 나는 땀은 신(腎), 두려움과 공포에 의하여 흘리는 땀은 간(肝), 그리고 지나친 노력의 과도로 흐르는 땀은 비(脾)에서 작용하여 흘리게 된다고 하여 땀과 내부 장기와의 상관관계를 설명하고 있다.

한방에서 땀이라는 개념은 인체 진액(津液)의 일부로 양기(陽氣)에 의해 층화 된 진액이 땀구멍을 통해서 몸의 표면으로 배출되는 것. 이는 몸의 기능과 영양을 조화(調和)시키고 피부에 영양을 주면서 윤택하게 하는 작용을 가지고 있으며 만약 땀을 지나치게 흘리면 기가 빠져나가게 된다.

치료가 필요한 정도의 병적인 땀을 그 형태로 살펴보면 크게 두 가지로 꼽을 수 있다.  
자한(自汗)은 주로 낮시간 동안 깨어있을 때에 수시로 땀이 축축하게 흐르고 몸을 움직이면 더 심하게 땀이 나는 병으로 피로감이 함께 나타난다. 평소 다른 사람들보다 쉽게 땀이 나는 만큼 진액(津液)에 흐르고 있는 기(氣) 역시 함께 빠져나간다. 사람은 기(氣)가 충만해야 건강하고 활력 있게 살아갈 수 있다. 그런데 기(氣)가 과도하게 빠져나가면 쉽게 피곤해지고 무기력하여 일에 집중할 수조차 없게 된다. 

이는 인체를 외부로부터 방어 보호해 주는 기운인 위기(衛氣: 음식의 양분이 피부와 그 결을 튼튼히 하여 몸을 지켜주는 기운을 이르는 말)가 약하여 땀구멍이 열리고 닫힘을 적절히 조절할 수 없는 경우에 발생한다. 
이때는 황기가 좋은 약재에 해당된다. 몸의 기운, 특히 위기를 도와주는 대표적인 약재이기 때문이다. 체질적으로 대부분 살이 찌고 몸이 건실한 편인 태음인(太陰人)의 경우 땀을 많이 흘려야 오히려 건강하다고 하지만, 이 역시 정도를 넘어서는 안된다.
 
한편, 도한(盜汗)은 잠이 든 상태에서도 땀이 나고 자고 일어나면 마치 목욕을 한 듯 온몸이 축축해지는 증상을 의미한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이부자리가 젖어 있는 경우 도한일 가능성이 높다. 도한의 원인은 자한과 달리 체내에서 음기(陰氣)가 허해져서 나타나는 것. 오후가 되면서부터 피곤함과 동시에 열이 났다가 다시 내려가는 조열(潮熱)을 느끼고 아가씨들이 볼에 화장을 하듯 얼굴에 붉은빛이 돌거나, 또는 이상 성욕항진 등의 특징을 수반할 수 있다. 치료 역시 원인인 음기허(陰氣虛)에 맞춰 보음(補蔭)시키는 방법을 사용한다. 

손 발 차고 이마에 땀 흐르면 위험신호

땀을 흘리는 부위에 따라서도 건강상태를 의심해 볼 수 있다. 
첫 번째로 편한(編汗)은 신체를 반분하여 오른쪽, 혹은 왼쪽의 어느 한쪽에서 땀이 나는 것. 중풍으로 반신의 수족이 마비되었을 때 마비된 쪽의 신체에서만 땀을 흘리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리고, 두한(頭汗)은 땀이 머리에서만 나는 경우. 심한(心汗)은 신체의 다른 부위에 비해 앞가슴의 중앙 부위를 포함한 심장부위에서 특히 땀이 난다.
수족한(手足汗)의 경우 손바닥과 발바닥에만 유독 땀이 많이 난다. 일상생활에 심한 불편을 느낄 정도로 땀이 많이 나는 것은 물론, 겨울에는 동상에 잘 걸린다. 대개 긴장을 할 때 땀이 더 난다고 하지만, 전부 그런 것만은 아니다. 이 경우 흉부외과에서 시술하는 수술을 고려해 보기도 하지만, 혹시나 있을지도 모르는 부작용 때문에 될 수 있으면 내과적으로 해결하고 싶어 한방 치료를 원하는 사람도 있다.
 
전통적으로 한방에서는 수족한의 원인을 위장(胃腸) 부위에 열이 모여 흩어지지 않기 때문에 발생되는 현상으로 보아 위열(胃熱)을 꺾어주는 방법을 사용해 왔다. 그러나 근래에는 사상체질에 따른 치료법으로 보다 더 많은 시도를 하는 등,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치료율을 높여가고 있는 상황이다.   


음한(陰汗)은 외부생식기·음낭 및 사타구니 주위에 땀이 많이 나는 상태로 이것 역시 음기가 허해서 나타나는 증상이다. 대개 부부생활이 원만치 않게 되는데 치료법 또한 보음(補陰)시키는 방법을 사용하게 된다. 그리고, 액한(額汗)은 땀이 신체 다른 부위에는 나지 않고 이마에서만 나는 경우이다. 한편, 임상적으로 중요한 의미가 있는 땀이 있다. 중병의 말기에 손발이 싸늘하면서 이마에 땀이 대량으로 나면 위험하다는 신호가 된다.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한방에서는 땀을 단지 노폐물의 배설과 체온조절 등으로만 생각하지 않는다. 바로 몸의 건강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음양(陰陽)의 기운을 담고 있는 진액(津液)으로 여겨 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설사 본인이 건강상에 별다른 불편감을 느끼지 못하더라도 사회생활을 하는 데 있어서 땀이 지나치게 많다는 것은 마이너스 요인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이때는 한의사의 진단을 받고 치료 방법을 상의해 보는 것이 건강장수 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