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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건강

공황장애 이유 없이 발작하는 급성 불안증

 모든 사람은 시험을 치거나 면접이나 검사를 받게 될 때 긴장하고 불안해지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그리고 긴장이 지나치면 어지럽고 뒷목이 뻣뻣해지고 심장 박동이 빨라지는 신체 증상이 있게 된다. 그러나 공황장애는 이와는 전혀 다르다. 잠을 자다 깨어나 갑자기 불안이 엄습하거나 매일 하던 운전 중에 흉부 통증이 오고 아무 생각 없이 TV를 시청하던 도중 호흡곤란이 오는 것처럼 긴장감이나 불안감을 느낄 특별한 상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급작스럽게 불안을 느끼게 된다.

공황장애  이유 없이 발작하는 급성 불안증

 우리나라에서는 역학 조사가 없어 정확한 환자 수나 발생 현황을 파악할 수 없으나 외국의 경우 성인 인구 1%가 공황 장애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에서는 20대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며 여자가 남자보다 2배 정도 많이 발생한다고 하나, 전문의에 따르면 우리나라 외래 환자 분포는 남녀 비율이 비슷하고 연령 분포도 20~40대로 폭넓은 편이라고 한다.

 공황장애는 10분 안에 최대로 심해지며 특별한 치료 없이도 수분 내에 자연히 없어지지만 심한 경우는 몇 시간 지속될 수 있다. 그러나 특별히 불안을 느낄 상황이 아님에도 일어나는 공황장애는 단 한 번에 끝나는 것이 아니고 최소한 1개월 이내에 반복될 때 비로소 공황장애로 진단된다.

 공황장애는 대체로 3단계를 거치면서 진행되는데 전문의들은 1단계에서 치료를 시작하면 치료 예후가 좋으나 2,3단계에서 정신과 치료를 받게 되면 치료 기간도 길어지며 효과도 떨어지고, 쇼핑 같은 일상의 생활마저 혼자 할 수 없고 우울 증세로까지 악화된다고 지적한다.

 

1단계

 첫 공황 발작이나 발작 후 곧바로 여러 차례 발작이 나타나는 단계로, 이 때 환자는 대단히 놀라고 무슨 큰 병이 아닌가 하는 걱정을 하기도 한다. 첫 발작이 있게 되면 한약이나 좋다는 약을 복용하고 병원을 찾아가 종합 검진을 받는 경우가 많다.
 첫 단계에서 가장 흔한 증상은 흉부 통증, 어지러움 등으로 심장이나 뇌혈간 질환을 의심하게 된다. 물론 심장질환이나 뇌질환이 있을 때도 위와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나 공황장애는 심장, 뇌질환이 없음에도 이런 증상이 계속될 때를 말한다.

2단계

 공황 발작이 좀더 자주, 지속적으로 진행되며 예기 불안(즉 공황 발작이 나타날 것에 대한 두려움)이 나타난다. 그리고 공황 발작을 일으키는 상황을 극도로 피하는 공포 행동이 나타난다. 예를 들면 버스 안에서 첫 발작이 일어났으면 다음부터는 버스 타는 것을 피하게 되고, 점점 심하게 되면 지하철, 비행기, 지하도, 엘리베이터를 타지 못하고 다리 위를 지나거나 높은 빌딩에 올라가지도 못한다.
 
지하철이나 지하도는 금세 무너져 내려 자신이 갇힐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으로 타지 못하고, 다리가 무너진다는 피해망상이나, 빌딩의 미세한 흔들림 등으로 기피하게 된다. 또한 남들과 식사를 하거나 이야기하는 것도 피하게 된다. 그리고 이때쯤 되면 병원 순례도 시작한다.

 

3단계

 이 단계에서는 광장 공포증이 생기게 된다. 광장 공포증은 2단계에서 버스나 지하철 등 비교적 좁은 공간의 범위가 확대돼 극장, 교회, 식당 등에 들어가는 것마저도 공포심을 갖게 된다. 일상적인 사회 활동에도 장애가 온다. 따라서 공황장애자는 혼자서 외출을 하지 못하고 반드시 배우자나 자녀의 도움을 필요로 해 생활 자체를 지나치게 가족에게 의존, 가족 구성원의 생활 리듬도 파괴시킨다. 이 단계에서 병원을 찾아오는 사람은 대부분 가족이 데리고 오는 형편이다.

 불면, 불안, 공포감을 해결하기 위해 술이나 약을 수시로 복용하게 되고 이로 인해 만성적인 신체 증상이 일어난다.

 

초기에 치료받아야 완치 쉽다

 공황장애는 미국에서 80년대 초 비로서 병으로 인식되었다. 미국에서도 초기 증상이 있은 후 7~8년이 지나서야 정신과를 찾아오는 경우가 많을 정도로 공황 장애는 대부분 치료 시기를 놓치기 쉽다.

 전문의는 초기에 적절한 약물 치료만으로도 80% 정도 호전되나 재발이 잘되고 약물 투여 기간이 6~12개월로 긴 단점이 있다고 밝힌다.
 공황장애 중증인 경우는 약물 치료와 함께 인지 치료, 행동 치료, 가족 치료를 받는 게 좋으나 현재 우리나라 병원에서 이를 적극적으로 실시하는 병원은 없어 이에 대한 방법을 가족이 대신하는 수밖에 없다.

 

인지 치료

 인지 치료란 환자에게 왜곡되어 있는 상황 인식을 바로 잡아주는 것이다. 공황 발작 시 호흡이 가빠지는 환자는 달리기를 시켜 호흡이 가빠지는 상황을 체험시켜 호흡이 가빠지는 게 별것이 아님을 인식시킨다.

 손발이 저려오는 환자는 호흡을 매우 빠르게 시켜 피속의 이산화탄소 양을 높여 손발이 저려오는 현상을 반복 경험하게 한다. 호흡 곤란은 최대한 숨을 멈추게 하여 공황 발작 시 증상을 인위적으로 체험시킨다. 어지러움은 고개를 좌우로 30번 정도 돌리게 한다. 인지 치료를 통해 발작 증상이 특별한 것이 아니라 보편적인 증상임을 인식시키는 치료다.

행동치료

 행동 치료는 노출 치료라고도 하는데 환자가 버스를 타지 못하면 가족이 동승하여 함께 버스를 타는 것이다. 지하철을 못 타면 지하철을, 엘리베이터를 못 타면 엘리베이터를 함께 타는 것이다. 처음부터 무리하지 말고 한 정거장에서부터 두 정거장씩으로 점차 늘려간다. 또한 테니스와 같은 격렬한 운동을 하고 사우나를 하여 근육을 이완해 주는 것도 공황 공포 치료에 치료 효과가 있다. 행동 치료를 통해서 공황 발작을 일으키는 상황에 적응시킨다.

가족치료

 공황장애는 무엇보다 자신을 이해하고 협조해 주는 지지자가 필요하다. 여러 병원을 전전해도 별 다른 증상이 없게 되면 환자의 고통을 가족들이 무시하기 쉽다. 지지자가 없게 되면 증세는 더욱 심해진다. 가족은 공황장애가 무엇인지 바르게 인식하고 인지, 행동 치료에 있어 절대적으로 협조해야 한다. 단순히 의사의 몇 가지 처방으로 치료될 수 없는 질병이기 때문이다.

 

공황 장애 임상 진단표

순서  신체증상
1호흡이 가빠지거나 곤란해진다.
2 머리가 아찔하고 현기증이 나고 쓰러질 것 같다.
3 심장이 빨리 뛰고 두근거림, 심장이 멎을 것 같다.
4 손발이나 몸이 떨리는 느낌이 있다.
5땀이 많이 나고 진땀이 난다.
6 숨이 막히거나 질식할 것 같다.
7 메스껍고 토할 것 같거나 속이 불편하다.
8 내가 아닌 것만 같고 주변 사물도 이상한 것 같다.
9 손발이 저리거나 무감각한 느낌이다.
10 몸이 화끈거리고 오한이 온다.
11 죽을 것 같고 나쁜 일이 일어날 것 같은 공포감이 든다.
한 번 발작 중 위의 증상 4개 이상 나타나면 공황 장애로 간주한다.

이런 증상이면 공황장애

 현재까지 공황장애의 원인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다. 심리적인 요인과 생물학적인 요인이라는 학설이 대두되고 있으나 두 가지 요소가 작용하고 있다고 의학계는 보고 있다. 아직까지 이 부분에 대한 국내 의학계의 연구 실적은 미미한 편이나 미국에서는 매우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실례로 젖산, 요힘빈, 이산화탄소, 코카인 등이 공황 장애를 유발하고, 특히 뇌의 반핵이라는 부위의 자극이 교감신경계의 각성을 일으켜 별 위험한 상황도 아닌데 불안 반응을 민감하게 일으키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일부에서는 스트레스나 육체적 피로와도 연관이 있다고 주장하나 이것으로 부수적인 요인으로 보고 있다.

 정신적인 증상뿐만 아니라 신체적 증상도 동반돼 정신 질환을 다른 내과 질환으로 인식,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기 쉽다.

내가 경험한 공황장애

 

CASE 1. 집에 들어오면 죽을 것 같다
 대기업 사원인 30대 중반인 K 씨는 어느 날 저녁 거북한 느낌이 들어 밤 12시경 잠에서 깨어났다. 당시 어쩐지 자기 자신이 아닌 것 같고 가슴이 답답해지면서 두근거리고, 정신을 잃을 것만 같아 이러다가 미치는 것이 아닌가 하여 몹시 불안했다. 그는 잠시 밖으로 나와 바람을 쏘였더니 이내 괜찮아져 다시 잠을 잤다.


그런데 20여 일 후 잠을 자려고 하는데 갑자기 가슴이 답답하고 호흡이 곤란해지며 불안해져 죽을 것만 같은 증상이 다시 시작됐다. 그 이후로는 집에만 들어가면 이런 증상이 나타날 것 같아 일부로 밖에서 배회하다가 12시가 되어야 귀가하고, 술을 마시면 괜찮을까 하는 기대로 술을 마셔 보았지만 똑같은 증상이 계속되어 종합병원을 찾아갔다. 종합병원에서 모든 검사를 받아 보았지만 별다른 신체의 증상은 없어 정신과를 찾았다. 정신과에서는 공황 
장애라는 다소 생소한 진단이 나왔다.

CASE 2. 운전대만 잡으면 호흡 곤란이 온다.
 택시 운전을 하던 P 씨는 작년 추석 전날 차를 몰고 지방으로 가는 길에 교통 체증이 심해 지루하고 짜증이 났다. 이때 갑자기 맥박이 빨라지고 가슴 부위에 통증이 와 이러다 쓰러져 죽는 것이 아닌가 하는 두려움이 엄습했다. 인근 종합병원의 응급실을 찾았으나 이내 증상이 없어져 그대로 고향에 갔다.

 


 1개월 후 운전하던 중 길이 별로 막히지도 않는데 식은땀이 나면서 추석 귀향길에서의 증상이 다시 나타났다. 이래서는 안 되겠다 싶어 하루 일을 쉬고 곧장 종합병원을 찾아가 진찰을 받았으나 건강하다는 소견이었다. 그러나 일주일에 한 번씩 운전 중에 발작 증상이 일어났다. 결국 그는 직장을 그만두고 시골에서 요양을 하며 한약도 먹고 침도 맞았으나 발작 증상은 여전했다. 많은 검사를 받다 그는 정신과를 내원하여 치료를 받고 있다.

CASE 3. 갇힐 것 같아 지하철 못타
 31세의 가정 주부인 L씨는 이웃 사람으로부터 우연히 다이어트를 하다 죽은 사람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그런데 자신도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몹시 심하게 들어 ‘내가 심장이 약해졌나’하는 생각을 하였다. 그런 일이 있은 후 어느 날 거실에서 건강 관련 TV를 시청하던 중 갑자기 어지러우면서 쓰러질 것 같고 불안해지면서 호흡이 곤란해졌다. 그러면서 손발이 마비되어 왔다. 그 후 아무 이유 없이 자주 이런 현상이 나타나 내과와 신경과를 찾아가 정밀 진단을 하였으나 이상이 없었다.


 그러나 증상은 점점 심해져 자동차, 버스, 지하철, 비행기도 타지 못하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고층 빌딩에 올라가지도 못한다. 외출 시에는 남편이 동행하지 않으면 불안해 나갈 수 없어 남편 직장에 자주 전화를 걸어 남편이 짜증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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