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발로 기는 동물들은 심장과 항문의 높이가 비슷하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지만, 똑바로 서서 다니는 인간들의 경우 심장과 항문의 높이가 다르기 때문에 그에 따른 압력의 차이로 치질이 생긴다고 한다. 그러니 가끔은 거꾸로 서서 흐트러진 세상도 바로 보고, 불편하기 짝이 없는 치질도 예방하여 당당하게 화장실에 가도록 하자.
직립보행하는 인간들만의 병, 치질
사람의 소화기관이 끝에 이르면 직장이 피부와 연결되는 3~4cm 정도의 관이 있는데 이것을 항문이라고 하며, 혈관이 그물처럼 퍼져 있고 또한 신경이 잘 발달되어 있다.
치질이란 다름 아닌 이 항문주위의 정맥혈관이 부어올라 몽우리가 생긴 것이며, 신경이 몹시 밀집되어 있기 때문에 심한 통증을 초래하게 된다. 증상이 나타나면 불쾌하거나 불편함은 말할 것도 없고 심하면 화장실 가기가 겁이 나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30세 이전에는 별로 문제가 되지 않으나 40대 이상 성인 남녀의 약 절반 가량이 이런 증상을 나타낸다고 하며, 특히 임신이나 출산 직후에 발생률이 매우 높다.
항문 주변 혈관의 혈액순환 장애가 주범
애당초 중력에 의해 피가 밑으로 쏠리기 때문에 항문주위의 혈관은 울혈, 즉 피가 잘 돌지 않고 고여 있기가 쉬울 수밖에 없으며 이외에도 변비, 나쁜 배변습관(용변 볼 때 너무 오래 앉아있거나 지나치게 힘쓰기), 장시간 서 있거나 앉아 있는 자세, 지나친 음주, 주변 공기가 아주 차갑거나 또는 임신후기, 심부전 등 혈액순환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잘 일어나게 된다.
치질이란 우리가 흔히 암치질, 숫치질이라고 부르는 치핵을 중심으로 항문주위의 염증으로 인해 고름집이 잡히는 치루 및 항문 아래쪽의 피부가 약간 찢어지는 치열 등을 총칭하는 말이다. 대표적인 암치질은 신경이 분포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통증은 거의 없는 반면 출혈이 심하다.
숫치질은 항문 바로 바깥쪽에 부드러운 쿠션처럼 생기는데, 신경이 분포해 있어 심한 통증을 느낀다. 또한 단순히 항문내에 몽우리가 잡혀 있는 경우, 용변 시 힘을 쓰면 항문 바깥으로 밀려났다가 저절로 들어가는 경우, 심하면 밀려난 채로 원상태로 돌아가지 않는 경우 등으로 나누기도 한다.
온수 좌욕이 치료의시작
치질이 진행되고 있는 성인의 약 반수는 아무런 자극이 없이 그냥 지나간다고 한다. 대표적인 증상은 항문부위의 자극감·불쾌감, 가려움증, 화끈거리는 느낌, 통증, 부어오름, 출혈 등 다양하다. 출혈은 내치핵의 주증상으로, 배변 시 종이에 묻는 정도에서 변기상에 똑똑 떨어지는 정도까지 보인다. 외치핵의 경우 통증이 주증상인데 심하면 아파서 한잠도 못 자고 허리를 구부린 채 병원을 찾는 예도 있다고 한다. 또 피로하거나 술을 마시면 부어오르거나 통증이 심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전에는 어느 정도 심해질 때까지 기다린 다음 수술을 하는 것이 보편적이었으나, 최근에는 다른 방법을 먼저 써보고 그래도 안되면 수술을 고려한다. 특히 젊은 사람들은 가능한 한 수술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현실적으로는 염증을 가라앉혀 주는 소염제 사용으로 통증이나 부어오른 것이 잘 없어지는 경우, 배변 시 출혈이 약간 있지만 쉽게 지혈되는 경우, 밀려 나온 부분을 손으로 쉽게 밀어 넣을 수 있는 경우에는 굳이 처음부터 수술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
항문부위가 분변으로 오염되면 충혈, 자극감, 소양감 및 통증을 초래하여 증상을 악화시킨다. 자주 씻어주는 것이 좋으며, 아직 우리나라 정서에 거리감은 있지만 비데(항문세정기)사용을 생활화하는 등 항문부위를 청결하게 하는 것이 모든 것의 으뜸이다.
안정 및 혈액순환 개선 : 안정을 취함으로써 항문주변 혈관의 울혈이 해소되며, 옆으로 눕거나 거꾸로 서기, 골반부위를 높게 하면 복부의 압력이 내려가 역시 울혈이 개선된다. 이로 인해 통증이나 종창이 상당히 경감된다. 목욕, 특히 뜨거운 물에 좌욕을 하는 것이 적극 권장되는데, 그냥 앉아있지 말고 손가락으로 치질 부위를 눌러주면 훨씬 회복이 빨라진다. 뜨거운 수건 같은 것으로 눌러주어도 좋다.
변비가 원흉이다 :
변비는 항문주위혈관 울혈의 주된 원인이 되므로 적절한 굳기의 대변을 너무 힘들이지 않고 배설시킬 수 있도록 한다. 경우에 따라서 하제의 사용도 고려하며, 규칙적인 배변습관을 들이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식이요법 : 식사는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야채, 과일, 잡곡)을 많이 먹고, 자극성이 강한 향신료 등은 피하는 것이 기본이다. 지나친 음주가 치질을 악화시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통원수술까지 가능해졌다
수술기법, 기구발달로 이전처럼 오래 입원할 필요도 없고, 까무러칠 정도로 아프거나 성가신 부분은 절대적으로 개선되었다.
간편한 약물요법
하제(변비약) :
나쁜 식생활 습관과 운동부족은 변비를 초래하고, 변비는 치질을 불러 일으키니, 실제로 치질환자의 과반수 이상이 변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변비의 치료만으로도 증상의 개선에 많은 도움이 된다. 너무 오래 먹으면 효과가 감소한다고 하나 변비가 심한 경우 적당량을 꾸준히 투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변량을 증가시키는 것, 변을 부드럽게 하는 것, 장 운동을 촉진시키는 것 등등이 있다.
간편하고도 대표적인 치료방법이 좌약과 연고로서, 치질의 주증상인 출혈, 통증, 종창, 소양감에 대한 효과 등을 고려하여 약제를 선택한다. 스테로이드가 들어있는 것은 증상을 억제하는데 속효성이기는 하지만, 장기 연용에 의해 부신피질 기능의 억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으므로 길어도 2∼3주에 끝내도록 해야 한다.
경구치료제 :
치질에 대한 주된 경구치료제로는 신속하게 염증을 가라앉혀 주는 소염제 등을 중심으로 항염증, 진통, 혈류개선, 혈관보호 작용을 가진 생약 혹은 양약의 성분들이 사용되고 있다. 완하작용을 가진 것도 있으나 좌약 혹은 연고와 동시에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치질의 근본적인 요인인 혈액순환의 장애를 개선시켜 주는 약제가 발매되고 있다.
Copyright © 건강365 무단전재,재배포 및 AI 활용 학습 금지
'건강상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성형외과,언청이 수술 후 커가면서 얼굴 삐뚤어져 (2) | 2024.10.15 |
---|---|
기침이 알려주는 건강 신호 (1) | 2024.10.12 |
반신욕은 왜 좋은가? (2) | 2024.09.30 |
호르몬을 알면 늙지 않는다 (14) | 2024.09.26 |
우유 건강학 (0) | 2024.09.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