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이 시작되고 야외로 나가는 일이 많아지면서 안전사고도 증가하기 마련. 집안에서도 사고는 일어나지만 익숙하지 않은 곳에서 일어나는 뜻밖의 사고는 사람을 더욱 당황하게 한다. 그러나 위급한 상황일수록 응급처치가 중요한 법.
응급처치가 얼마나 적절했는가에 따라 환자의 생존 여부와 예후가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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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발생하기 쉬운 응급상황 및 처치법
응급처치에도 우선 순서가 있다
위급한 상황이 발생하면 우선 당황하게 된다. 의식을 잃고 쓰러진 환자의 몸을 거세게 흔들며 이름을 부르고 그런데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면 어서 병원으로 옮겨야 한다는 생각에 무리하게 환자를 움직인다. 신속하게 병원으로 후송하는 일이 환자의 목숨을 구하고 이후 경과도 좋게 하는 방법이기는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매우 위험할 수도 있다.
응급상황에 대한 대처는 환자가 의식이 있는가 없는가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따라서 구조자는 침착하게 환자의 의식을 확인하고 환자가 의식을 잃었다면 호흡과 맥박을 확인한다. 급한 마음에 어서 차에 실어 병원으로 옮기려는 시도는 금물이다. 의학 지식이 없는 사람이 환자를 잘못 옮기다 경추(목뼈)를 다치는 일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환자의 상태를 잘 파악해 구조대에 전화를 걸고 구급차를 기다리는 것이 현명하다.
만일 호흡이 멎은 상태라면 구조 전화와 동시에 심폐소생술을 실시한다. 의식이 없는 환자는 기도가 좁아져서 숨쉬기가 어렵다. 목의 근육이 뒤로 늘어지면서 혀가 뒤로 밀려 기도를 막기 때문이다. 기도를 유지하는 방법은 손가락 두 개로 환자의 턱을 위로 들어 올리면서 다른 손은 환자의 이마에 두고 머리를 뒤로 젖힌다. 이렇게 하면 혀가 들어 올려져서 기도가 막히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환자의 입안에 이물질이 있으면 이물질을 제거한 후 기도를 유지해야 한다. 기도가 유지되면 인공호흡과 심장압박을 동시에 실시한다
의식은 있지만 심한 외상을 입은 환자라면 환자를 안정시키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상처를 입으면 피를 흘리게 되는 경우가 많아 환자 자신도 매우 놀란다. 되도록 부근에 있는 다른 사람이 구조 전화를 하도록 하고 구조 요청을 하기 위해 부득이하게 자리를 떠야 한다면 곧 돌아올 것이라고 말한다. 의식이 있더라도 환자를 함부로 옮겨서는 안 되는데, 특히 교통사고의 경우 환자를 등에 둘러메고 뛰다 경추가 손상되는 일이 많다.
구조자의 역할이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일차 구조자 혼자서 상황을 처리하려는 생각은 금물. 응급상황에서 구조자는 동시에 많은 일을 해야 하는데, 문제는 구조 중에 중요하지 않은 일에 시간을 낭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선, 환자의 상태가 어떠한지를 재빨리 파악하고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구조요청을 한다. 119나 112, 주변 병원의 응급실 등에 전화를 한다. 다른 사람에게 부탁해 구조 신고 전화를 한 경우라면 구조요청이 되었는지 반드시 확인한다.
물에 빠졌다면 반드시 병원으로 옮긴다
여름철에 많이 발생하는 응급상황으로 대표적인 것이 물에 빠지는 일. 물에 빠진 것이 원인이 되어 24시간 안에 사망하면 익사라 하고, 그 외의 물에 빠져 일어난 사고는 모두 익수라고 한다. 물에 빠진 것은 모두 위험하지만, 특히 5∼15。 C의 찬물은 환자와 구조자 모두에게 대단히 위험하다.
물에 빠진 사람을 구조할 때는 부상을 최소화해서 땅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원칙. 따라서 익수자와 구조자 모두에게 가장 안전한 방법을 중심으로 판단한다. 직접 물속으로 들어가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라면 땅에서 손이나 지팡이·나뭇가지·로프 등을 이용해 구조한다. 이때 구조자는 균형을 잘 잡아야 하는데 균형을 잃으면 자신도 안으로 딸려 들어가게 된다. 한편, 부득이하게 수영으로 익수자에게 접근해 구조해야 할 경우라면 뒤에서 접근하도록 한다. 환자를 물 밖으로 후송할 때는 환자의 머리를 가슴보다 낮춘다. 이는 구토할 때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
물 밖으로 데리고 나와서는 의식이 있는지 없는지, 맥박과 호흡은 괜찮은지 확인한다. 의식이 없더라도 호흡과 맥박이 있으면 생명이 위태롭지는 않다. 안정된 상태로 눕힌 뒤 심장을 비롯해 전신을 마사지한다. 맥박이 뛰던 환자라도 갑자기 맥박이 멎는 수가 있으므로 가끔 확인해 주어야 한다. 얼굴은 옆으로 돌려주는데 토할 때, 물이 기관으로 들어가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호흡이 멎은 환자라면 먼저 기도를 확보하고 맥박과 호흡이 없으면 인공호흡과 심장압박을 한다. 폐에는 물이 많이 들어가지 않을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익사는 폐에 물이 차서 사망하는 것이 아니고 인후의 경련으로 숨을 쉬지 못해 사망한다. 따라서 물을 토해내는 것보다 인공호흡이 더 중요하다. 구조된 환자의 입에서 나오는 물은 폐보다는 위에서 나오는 것이므로 자연스럽게 나오도록 해야 한다. 뱃속의 물을 강제로 나오게 하면 위 속에 들어있던 음식물이 폐로 잘못 들어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환자가 금방 깨어나지 못하더라도 낙담하지 말고 꾸준하게 인공호흡을 실시하도록. 병원으로 옮기는 중에도 인공호흡과 심장압박을 계속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에 빠진 사람은 질식 이외에도 체온이 떨어지므로 저체온에 대한 치료도 필요하다. 환자를 담요 등으로 감싸준다. 간혹 병원에 가지 않고도 의식을 차리는 경우가 있는데 환자가 의식을 되찾았다 하더라도 반드시 병원으로 데리고 가 검사를 받도록 한다. 폐에 들어간 소량의 물이 자극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 완전히 회복이 된 듯 보여도 몇 시간 후 기관지부종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익수환자는 바다에 빠지는 것과 수영장에 빠지는 것에서 다소 차이가 난다. 수영장에서 일어난 익수 사고 중에는 경추를 손상당한 환자가 많은 편이다. 다이빙 때문. 이럴 경우에는 경추를 고정하는 일이 최우선이다.
더위 먹으면 일단 시원한 곳으로 옮긴다
여름철에 흔히 일어나는 다른 위급 상황으로 열피로와 열경련, 열사병이 있다. 흔히 더위를 먹었다고 표현되는 이 질병들은 방치하면 대단히 위험해질 수도 있다.
열피로는 장시간 더위에 노출되고 땀을 많이 흘리고 난 후 나타나는 증상으로 주로 서서히 증상이 나타난다. 땀과 함께 몸 안의 전해질과 수분이 손실되어 발생한다. 열피로가 일어나면 두통과 어지럼증·식욕감퇴·헛구역질이 나오고 피부는 창백하고 축축해진다.
땀이 나고 사지나 복부에 경미한 경련이 일어나기도 한다. 맥박과 호흡은 빠르지만 약해지는 것이 특징. 열피로에 걸린 환자는 우선 시원한 곳으로 옮겨 눕도록 도와주는데 이때 다리를 높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환자가 의식이 있으면 무기질과 수분을 보충해 주는 소금물을 먹인다.
열경련의 원인은 열피로와 비슷하다. 열피로의 증상에 팔다리가 저리고 뻣뻣해지는 증상이 더해지고 심하면 경련도 일어난다. 열경련 환자도 서늘한 곳으로 옮기고 전해질을 보충할 수 있는 소금물을 먹이면서 안정을 취하도록 한다.
열사병은 뇌 안에 있는 체온조절중추의 기능장애로 일어난다. 주위의 온도가 체온과 비슷해지면 복사현상에 의한 체열 방출이 불가능해지고 습도가 높을 때는 땀이 잘 증발되지 않는다.
열사병은 급격히 발생해 몇분안에 의식을 잃을 수도 있다. 의식을 잃기 전에 두통·어지럼증·초조감·의식 혼동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특히 체온이 급격히 상승하고 맥박이 파도가 치듯 불규칙해지는 것이 특징. 열사병의 치료는 체온을 낮추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환자가 의식을 잃기 전이라면 시원한 곳으로 옮겨 쉬도록 하고 의식을 잃었을 때는 서늘한 곳으로 옮기고 겉옷을 모두 벗긴다. 환자의 몸을 시원하게 젖은 천으로 덮어주고 천이 마르지 않도록 시원한 물을 계속 뿌려준다. 얼굴에는 부채질을 해준다. 구강 온도가 30。 C 이하로 내려가면 위험한 상태에서 벗어났다고 보아도 된다. 체온이 38。 C 이하로 떨어지면 젖은 천을 마른 것으로 바꾸어 준다. 열사병과 증상이 매우 흡사한 것으로 일사병이 있는데 일사병은 직사광선을 장시간 받아 생기는 것이다.
물리거나 쏘이면 그 동물이나 곤충을 확인한다
동물과 벌레는 자극을 받기 전에는 거의 공격을 하지 않는다. 따라서 무리한 행동을 하지 않으면 물리거나 쏘이는 일을 피할 수가 있다. 그러나 성난 개나 벌에게 공격당하게 되면 매우 위험한 상황에 빠질 수 있다. 이럴 때는 환자는 물론이고 구조하는 사람도 위험에 빠질 수 있으므로 각별히 조심해야 된다.
야외에서 물리거나 쏘이는 경우는 대체로 상처가 경미하기 때문에 간단한 응급처치만으로도 통증을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동물이 문 경우에는 입안의 세균으로 인해 감염이 될 수 있으므로 의사의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일단, 벌레에 쏘이거나 물리면 위험한 것보다는 가려운 것이 문제가 되는데 보통 암모니아수 등을 바르면 쉽게 낫는다.
문제는 벌이나 말벌, 땅벌 등에 쏘이는 일. 벌에 쏘이면 처음에는 쏘는 듯한 통증이 오다 시간이 지나면 점차로 사라지면서 대신 쏘인 부분이 심하게 부풀어 오른다. 벌에 쏘이면 먼저 핀셋으로 침을 뽑아내어야 한다. 침을 뽑을 때는 가능한 피부 가까이에서 잡아 뽑아내는 것이 좋다. 독침을 뽑아낸 뒤에는 통증을 없애고 부기를 가라앉히기 위해 찬찜질을 하고 암모니아수 등을 바른다. 찬찜질을 하고 약을 발랐는데도 부기가 가라앉지 않거나 통증이 계속되면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아주 간혹 벌침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여 쇼크가 일어나는 사람도 있는데 이럴 경우에는 즉시 병원으로 옮겨야 한다.
풀에 스치거나 나방가루 등이 묻어 접촉성 피부염을 일으킬 수도 있다. 이 경우 심하게 가렵다 붉은 반점이 생긴다. 심하면 결막염이나 목에 통증이 올 수도 있다. 이 때는 찬물로 부드럽게 씻어내는 것이 요령. 가려움증이 가시지 않고 계속되면 의사와 상의하는 것이 좋다.
야영을 하다보면 뱀에 물릴 수도 있다. 뱀에 물리면 대단히 놀라게 되는데 시기적으로 뱀은 가을에 가장 독이 많고 여름에는 거의 없으므로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그다지 위험하지 않다고 보아도 된다. 뱀에 물린 환자는 무엇보다 안정이 중요하다. 환자가 당황하거나 심하게 움직이면 심장박동이 빨라져 독이 빠른 속도로 퍼지기 때문이다. 뱀은 종류를 알아야 그에 맞는 항독제를 놓을 수가 있다. 가능하면 뱀을 잡고 그렇지 못하면 그림을 그려두는 등의 방법으로 모양을 잘 기억해 둔다. 뱀에 물리면 물린 자리가 심하게 아프고 그 주위가 붉어지면서 부풀어 오른다. 구역질이 나거나 토하기도 하고 심하면 앞이 잘 안 보이는 경우도 있다.
일단 뱀에 물리면 환자를 가만히 눕히고 움직이지 못하게 한다. 물린 부위가 지저분하면 상처를 깨끗하게 물로 잘 씻어낸다. 신속하게 병원에 연락을 취하고 물린 부위를 심장보다 낮게 하여 뱀독이 한 곳이 머물러 있게 한다. 사고가 일어난 지역이 외져 구급차가 도착하는 시간이 오래 걸릴 경우에는 심장으로 향하는 정맥 부위를 지그시 누른다. 정맥은 피부 가까이에 있으므로 피부색이 변할 정도로 세게 누를 필요는 없다. 이전에는 칼로 피부를 째고 입으로 독을 빨아내도록 했으나 입안의 세균으로 인해 상처를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해 최근에는 금지하고 있다.
화상 입으면 찬물로 화기를 빼야 한다
화상은 겨울철에만 발생하는 사고가 아니다. 햇빛으로 인해 온몸에 1도 화상을 입거나 야영 도중 부주의로 화상을 입는 일도 많다. 대부분의 화상이 경미하지만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심한 경우도 있다.
여름철에 입는 화상은 뜨거운 태양광선에 노출되어 일어나는 경우가 가장 많다. 대부분 표피화상으로 피부가 붉어지며 가렵고 따끔거린다. 심한 경우는 물집이 잡히기도 하고 더 중할 경우에는 열 발작이 일어날 수도 있다. 태양광선에 의해 화상을 입으면 먼저 그늘이나 실내로 옮기고 피부를 찬물로 닦아주거나 찬물 속에 담가 식혀준다. 찬물을 많이 마시는 것도 치료에 도움이 되다. 그러나 피부에 물집이 잡혀있으면 의사에게 보이는 것이 좋다.
야영 도중 화기를 다루다 입은 화상이나 뜨거운 물 등에 입은 화상도 화상을 입은 부위를 식히는 일이 가장 우선이다. 이때 간장이나 된장, 소주 등의 민간요법은 상처를 악화시키므로 삼가도록 한다. 찬물에 담가 화기를 제거하고 상처가 심하면 병원으로 옮긴다.
옷을 입은 상태에서 뜨거운 물을 뒤집어썼더라도 옷을 억지로 벗기지 않는다. 피부가 찢어지면 감염이 쉽게 되기 때문. 이럴 때는 가위로 옷을 잘라내는 것이 좋다. 물집은 터뜨리지 않고 터졌을 경우에는 소독된 거즈로 넓게 덮어준다. 환자를 옮길 때는 환부를 심장보다 높게 한 상태로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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