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뉴월 흙 속에 덩어리로 결실을 맺는 지하경(地下景)인 감자는 언제 보아도 순박한 농촌 사람의 따사로운 인정을 고스란히 풍겨 준다. 감자는 우리네 정서와 함께 녹아있다. 당대 서민층들의 리얼한 현실을 그린 김동인의 출세작 ‘감자’가 그렇고, 「하얀 꽃 핀 감자 / 캐보나 마나 하얀 감자 / 자주꽃 핀 감자 / 캐보나 마나 자주감자」라고 읊조렸던 동시 작가 권태웅의 시구에서도 감자의 소박한 정다움을 느낄 수 있다.
못생겨도 맛은 좋아 , 감자 팬 구이, 감자부침
감자는 제법 추운 지방에서도 성장기간을 짧게 해서 잘 자라기 때문에 흙고랑을 파면 ‘나 여기 있소’하며, 덩어리 째로 풍족하게 주렁주렁 드러나는, 인심도 인정도 기막히게 좋은 전분 투성이의 양식 덩어리다. 해가 가면 갈수록 폭발적인 인구증가에 식량위기를 더해 가는 지구촌에 곡류를 대신한 최고의 구황식이기도 한 것이 감자다. 또한 고 알칼리성 각종 미네랄과 비타민C가 풍부하게 들어 있으면서 ‘퀘르세틴’이라고 하는 희한한 성분마저 들어있어, 관절염과 당뇨병 환자에겐 생감자 즙이 자연요법에 으뜸이라는 학계 발표도 있었다.
사과도 못 따르는 감자의 비타민C 함유량
감자의 원산지는 칠레, 페루 등 남아메리카로, 우리나라에 들어온 경로에 대해서는 북방설과 남방설이 있다. 정확한 연대는 알 수 없으나 <오주연문장전산고>에는 1824년과 1825년 사이에 관북에서 처음 들어왔다고 되어 있다.
어쨌든 감자의 원산지가 외국이라는 것은 사실인데, 그렇다고 감히 우리의 ‘강원도 감자’나 ‘제주도 감자’를 따를 수 있을까?
우리나라에서 재배되는 감자의 종류는 수미·남작·대지·대서·조풍 5가지다. 이중에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감자는 남작(男爵)이다. 삶았을 때 감자 살이 고구마처럼 고슬고슬하게 가루가 일어나며, 엷은 황색에 껍질이 얇은 것이 특징인데, 병충해에 약해 그다지 많이 재배되지는 않는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나는 품종은 수미와 대지다. 색상으로 구분을 하면 수미·대서는 흰색에 가까운 유백색을 띠고 있으며, 대지는 남작과 비슷한 엷은 황색이고, 조풍은 진한 황색을 띤다.
감자의 주성분은 ‘녹말’이다. 하지만 사과보다 비타민C가 5배 정도 (감자 100 g 에는 23㎎, 사과 100 g 에는 3∼5㎎)나 많아 ‘비타민 덩어리’로 불린다. 감자의 비타민C는 끓이거나 튀겨도 파괴되지 않으므로 다양한 요리를 할 수 있다. 이외에도 감자는 당분은 적지만 고구마보다 많은 단백질 함량을 지니고 있으며, 철분·칼륨·마그네슘 같은 무기질과 비타민B, 필수아미노산이 골고루 들어있는 알칼리성 식품이다.
개중에는 떫은맛이 강한 것이 있는데, 이럴 때는 물에 담갔다 사용하도록 하며, 일단 껍질을 벗기면 갈색으로 변하므로 찬물에 담가두는 것이 좋다.
감자는 껍질째 쪄야 물기도 적고 맛도 좋다. 껍질에는 비타민C도 많다. 삶을 경우는 물이 끓을 때 넣지 말고 찬물에 넣고 삶아야 전분이 흘러나오지 않는다. 한편, 감자가 익은 후에도 뚜껑을 오래 덮어두면 질척해지므로 주의한다.
감자에는 솔라닌이라는 알칼로이드 성분이 함유되어 아린 맛이 있다. 이 성분은 덩이줄기보다 줄기나 잎에 많지만, 덩이줄기에도 껍질과 눈에는 함량이 높다.
덩이줄기를 햇볕에 쬐면 함량이 높아져, 이를 먹으면 식중독을 일으키게 되므로 싹이 튼 감자는 싹 부분을 도려내고 먹어야 한다. 감자는 달걀이나 야구공 만한 80∼250g이 적당한 크기이며, 껍질에 검은 반점이 있거나 녹색을 띠고 쭈글쭈글한 것은 피한다. 감자는 껍질 색이 일정하고 얇으며, 주름이 없고, 눈 자국이 얕은 것이 좋은 것이다.
껍질째 구워 호호 불어가며 먹던 감자에 대한 추억
감자는 그냥 쪄먹어도 좋지만 찐 감자를 뜨거울 때 잘 으깬 다음 버터·설탕·우유를 섞어서 먹는 매시트포테이토는 별미로서 제격. 또한 우유는 감자의 부족한 영양분을 보충해 주어 궁합이 잘 맞는 대표적인 식품으로 꼽힌다. 으깬 감자에 우유를 섞어 만드는 감자수프가 좋은 것은 이 같은 이유에서다.
큰 감자는 삶아서 간식이나 밥을 대신해 먹고, 자잘한 감자는 조려서 반찬을 해 먹어도 그만이다. 술꾼들이 좋아라 찾는 감잣국도 신토불이 우리나라 토산 감자라야 군말 없이 숟가락으로 쪼개 먹기 좋다. 날감자를 곱게 갈아낸 즙을 빈속에 하루 두 번씩 소주 1잔 분량으로 마시면 위염·위궤양·십이지장궤양 등 소화기 질환에도 효과가 있다.
싹 부분을 도려내고 먹어야
그러나 한편에선 ‘뜨거운 감자’니 ‘감자떡’같이 생겼다느니 해서 감자를 비하시키는 경우도 있다. 겉모양만 보고 떠들어대는 이 같은 감자에 대한 좋지 못한 별명은 이제 좀 사라져야 하지 않을까? 껍질째 구워서 호호 불어가며 뜨거운 감자를 먹을 때의 기억이 아련한 요즘. 지금이야 ‘핵가족’이다, 뭐다 해서 못내 가족끼리도 한 자리에서 함께 만나기가 어렵게 되었지만 그때 그 시절에 대한 향수는 지우지 못할 추억 중의 하나일 것이다.
감자 팬 구이
재료
중간 크기 감자 6개, 피자치즈 200g, 슬라이스치즈 10장, 햄 50g, 올리브 3개, 청피망 ¼개, 홍피망 ¼개, 소금 ½작은 술, 흰 후추 약간
만드는 법
① 감자는 씻어 찜통에서 푸석해지도록 쪄낸 뒤에 껍질을 벗기고 곱게 으깨 소금·흰 후추로 간을 한다.
② 피자치즈는 잘게 썰고 햄·청피망·홍피망은 가로 세로 1Cm 크기로 썬다.
③ 납작한 오븐용 그릇에 식용유를 두르고 으깬 감자를 1∼2Cm 두께로 평평하게 담고 슬라이스치즈로 덮은 뒤 피자치즈를 얹는다
④햄과·피망·올리브 등을 위에 얹고 오븐에 넣어 200℃의 온도에서 20여 분간 구워낸다. 프라이팬을 사용할 경우 감자 두께를 조금 얇게 하고 뚜껑을 덮어 중불에 구워낸다.
감자부침
재료
감자 2개, 양파 ¼개, 녹말 3큰술, 달걀 1개, 소금 약간, 붉은 고추, 풋고추, 쑥갓 적당량, (양념장) 간장 3큰술, 파, 다진 마늘, 설탕, 식초, 고춧가루, 참기름 적당량 준비와 손질 붉은 고추, 풋고추 - 꼭지를 따고 씨를 뺀 다음 둥글게 썬다. 감자 - 껍질을 벗기고 눈을 돌려 물에 씻는다.
만드는 법
① 감자 갈기 : 강판에 갈아 체에 밭쳐 물기를 빼고 강판에 간다.
② 반죽하여 지지기 : 간 감자에 녹말가루를 넣고 반죽한 다음 소금을 약간 넣고,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적당량을 떠서 지진다. 위에 쑥갓을 얹는다.
Copyright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건강상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성의 건강한 피부 관리 (0) | 2024.07.30 |
---|---|
밤에 불빛을 쬐면 생리주기가 짧아질 수 있다 (0) | 2024.07.28 |
치주염이 생기는 원인은 프라그! (0) | 2024.07.17 |
새로 개발된 약은 만병통치약인가? (0) | 2024.07.10 |
건강한 여름 나기 안전한 휴가 나기 (1) | 2024.07.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