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이 찬양을 아끼지 않았던 김시습의 시에서 송이버섯의 맛과 향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가을 되면 노구솥에 푹푹 쪄서 맛보리라’고 노래한 대로 가을은 송이버섯의 계절이다. 송이버섯은 장마를 전후하여 잠깐 나기도 하지만 백로를 지난 2주일 사이, 즉 추석을 전후한 9월 말경에 부쩍 자란다. 이 시기를 놓치면 다시 한해를 꼬박 기다려야 송이 구경을 할 수 있게 된다.
빛·맛·향 삼위일체 영양식
송이는 우리나라·중국·일본·대만 등 주로 적송림이 울창한 산지에서 많이 생산되는 버섯이다. 이 가운데 우리나라에서 나는 송이는 맛과 향이 일품이라 최고의 상품대접을 받아 매년 수출량이 증가되고 있다. 특히 일본인들의 한국 송이에 대한 애정은 유별나 일본에 가장 많이 수출되곤 했었다.
우리 나라 송이의 주산지는 주로 태백산맥과 소백산맥을 중심으로 한 지역이다. 송이는 생장한 버섯에서 떨어진 포자가 소나무 뿌리에 공생하며 자라기 시작해서 1년이 자나야 땅을 뚫고 나온다. 이때 땅속 온도가 19도 이하로 1주일은 계속돼야 소나무 잔뿌리에서 돋아날 수 있다. 따라서 오염되지 않은 깊은 산속 소나무 근처가 송이의 서식처다. 송이버섯의 인공증식이 어려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깊은 산속 소나무 근처에서 서식하는 특성 지녀
송이버섯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쫄깃쫄깃 씹히는 맛과 소나무 향이 어우러진 특유의 향 때문이다. 특히 송이의 향은 무어라 설명할 수 없기 때문에 ‘송이버섯 향’이란 고유향(香)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 까다로운 환경에서만 튼튼히 자라는 무공해 식품이라는 점 등이 송이의 가치를 더욱 높여준다.
송이버섯은 수분 함량 88%로 다른 식용버섯에 비해 비교적 적은 편이며, 단백질 24%, 지방 0.8%, 당질 6.7%, 섬유 0.8%, 무기질 0.8%로 당질과 섬유소가 비교적 많다. 송이에 들어 있는 식이 섬유소는 콜레스테롤과 담즙산에 달라붙어 함께 배설시키기 때문에 성인병을 예방하는 효과도 낸다. 또한 비타민 B2와 나이아신, 비타민D의 모체인 에르고스테롤의 함량도 높다.
이 비타민은 튼튼한 골격을 유지하는데 도움을 준다. 또한 송이버섯에는 전분과 단백질의 소화효소가 들어 있어 송이버섯을 곁들인 음식은 소화가 잘 된다. 최근에 송이버섯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송이의 콜레스테롤 저하 작용과 항암작용의 효과도 거론되고 있다.
송이는 갓이 퍼지지 않고 줄기가 굵은 것을 1등 상품으로 친다. 송이는 단단하며 하얀 은백색을 띠는 것이 좋으며 검은 색을 띠는 것은 오래된 것이거나 중국 수입산이 많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며 “송이 특유의 향이 진하고 토양 자체의 수분이 적은 마사토에서 자란 송이를 최고로 친다”라고 한다.
칼로리가 적으면서 단백질이 풍부한 송이는 구이나 다른 고기와 함께 볶음·찜전골·산적 등 거의 모든 요리에 잘 어울린다. 또한 송이는 캔 직후에 먹어야 고유의 향과 맛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
떠나자, 송이 채취하러
요리를 할 때는 먼저 흙을 떨어낸 뒤 송이의 독특한 향이 달아나지 않도록 살짝 씻어서 마른행주로 물기를 닦아낸다. ‘희고 짜게 볶아내니 빛과 맛도 아름다워’란 싯구는 송이버섯의 색감과 요리의 맛을 그대로 잘 나타낸다.
송이의 맛과 향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조리법은 무엇보다도 굽기. 송이를 길게 썰어 소금을 쳐서 구워먹거나 날 것을 참기름을 넣은 소금장에 찍어 회로 먹는 것은 미식가들의 혀끝 설레기에 충분하다.
가을철이면 송이 “찜·볶음·구이 등 송이버섯의 맛은 모든 음식에 잘 어울리지만 송이를 그대로 구워 먹거나 애호박과 함께 볶아 먹으면 고유한 송이향이 잘 날아가지 않고 은은하게 배어 그만”이라고 한다.
‘버섯의 귀족’으로 불리는 만큼 송이는 그 값도 아주 비싸다.
무공해 자연식품이라는 점과 양식으로 재배할 수 없다는 이유 때문에 송이버섯 값은 좀처럼 내리지 않고 있다. 신선하고 좋은 송이버섯을 싸게 구입할 수 있는 방법은 산지에서 직접 사는 것. 작년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송이축제를 개최하고 있는 양양과 봉화지방은 송이를 싸게 살 수 있을 뿐 아니라 직접 행사에 참가해서 송이를 채취할 수도 있다.
‘고운 몸은 아직도 송화향기 띠고 있네
희고 짜게 볶아내니 빛과 맛도 아름다워
먹자마자 이빨이 시원한 것 깨닫겠네
말려서 다래끼에 담갔다가
가을되면 노구솥에 푹푹 쪄서 맛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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