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를 넘긴 사람치고 한 번쯤 겪어 보지 않은 사람은 드물 정도로 손 혹은 발 저림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은 많다. 저림 증상을 표현하는 말도 우리 말의 형용사처럼 다양하다. ‘온몸이 저릿저릿하다’, ‘콕콕 쑤신다’, ‘찌르르하다’, ‘전기가 온다’, ‘화끈거린다’, ‘손끝이 따갑다’는 등 애매모호한 표현을 쓰지만 대개는 ‘저리다’는 한마디로 자신의 증상을 설명한다.
‘콕콕 쑤시고, 따갑고, 화끈거리고, 저리고
원칙적으로 저림 증상은 말초신경장애를 나타내는 말로 이해되고 있다. 말초신경장애는 특성상 크게 다발성 말초신경병, 단발성 말초신경병, 다발성 단 말초 신경병으로 나눌 수 있다.
다발성 말초신경병은 모든 신경 기능 자체가 다 떨어져 있는 경우를 말한다. 이럴 경우 신경이 길수록 침범이 잘되기 때문에 저린 증상이 발끝부터 올라온다. 증상이 발목을 거쳐 무릎까지 올라오면 그때 비로소 손이 저려온다. 따라서 처음부터 손발이 같이 저릴 경우는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다발성 말초신경병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당뇨병에 의한 신경 이상, 심장이 나쁘다거나 중금속 특히 비소를 많이 먹었을 때도 생기고 약물 중독, 비타민 B1 부족증, 종양 등에서 올 수도 있어 정확한 진단을 내리기 까다로운 질병 중 하나라고 의사들은 말하고 있다.
그 중 가장 많은 것은 당뇨를 오래 앓을 때 생기는 당뇨 합병증에서 오는 말초 신경염이다. 당뇨합병증으로 생긴 말초신경병은 진통제를 비롯한 약물요법으로 손·발 저림 증상을 완화시킬 수는 있지만 근본적인 원인질환(당뇨병)을 치료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치료방법이다.
팔목 터널 증후군은 손가락을 움직이는 힘줄과 감각신경이 지나가는 손목 안의 터널모양 구조물을 가리킨다. 과도한 손동작으로 이 팔목터널이 붓고 좁아지면 신경이 눌려 통증이 나타난다. 손이 저리거나 아픈 이 신경병은 주로 설거지나 빨래 등 집안일을 많이 하는 주부에게 많이 나타나고 요즘엔 컴퓨터를 이용하는 직장인에게서도 많이 나타나고 있다.
팔목터널 증후군의 또 다른 특징은 남자들보다는 주로 여자들에게 많이 나타나는데 그 원인 또한 여러 가지 가설은 많지만 정확하게 밝혀진 것은 아직 없다.
팔목터널 증후군이 생겼을 때 저린 증상은 손에만 나타나고 손이 쉬고 있을 때나 밤에 더 심하게 나타난다. 심해지면 자다가도 저린 증상이 나타나 저절로 팔을 들고 털 듯이 흔들어대는 경우가 흔하다. 이 증상이 나타날 때는 가장 먼저 손을 쉬게 하는 것이 좋다.
키보드를 많이 두드려서 생겼다면 작업을 일시적으로 중지하고 집안일을 많이 하는 주부라면 식구들의 도움을 받아가며 어느 정도 휴식을 가져야 한다. 그래도 증상이 좋아지지 않으면 항경련제 등 약물요법과 저린 부위에 약물을 주사하는 신경차단법 등을 통해 치료하지만 심각할 경우 팔목터널을 넓혀줘 힘줄과 신경이 눌리지 않는 수술을 고려해 볼 수 있다.
다발성 단 신경병은 신경 이상이 몸 한 곳에서만 발견되는 것이 아니고 여기저기에서 발견된다. 처음에는 한쪽 팔이 약해졌다가 다음에는 또 다른 팔이 약해지는 식으로 진행되다 결국 다발성으로 발전하게 된다.
대표적으로 나병과 파킨슨 씨 병에서 다발성 단 신경병 증상이 보인다. 그리 흔하게 나타나는 신경병은 아니지만 다발성이나 단발성 말초신경병과는 달리 일단 발병하면 심각하게 발전하기 때문에 위험한 병이다. 이때는 저리다기보다 손·발에 힘이 빠지는 증상을 보인다.
근골격계 질환이 원인이 되는 경우도 많다
말초신경병에 대한 검사는 일단 의사의 진찰을 거친 다음 검사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내려지면 신경전도검사를 거쳐 근전도 검사를 시행한다. 이 두 검사를 통하면 대부분 진단을 할 수 있지만 원인을 찾기 힘들거나 그 외의 상황에 부딪쳤을 때 신경조직을 떼어내 검사를 할 경우도 있다.
하지만 말초신경병은 이런 검사를 통해서도 그 원인을 찾아낼 수 없는 경우도 많다. 말초신경병에 쓰이는 치료법은 신경의 과도한 활동이나 과민성을 억제할 수 있는 항우울증제, 항경련제,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제 등 약물을 이용하는 요법과 알코올, 페놀, 리도카인 등을 저리는 부위에 주사하는 국소적 신경차단법 등이 있다.
저림 증상이 있어서 신경전도검사나 근전도 검사를 했는데 말초신경질환이 아니라는 진단이 내려졌다면 근골격계 질환이 원인 질환일 경우가 많다.
건초염은 급격한 운동 등 무리를 해서 오는 경우가 많은데 뼈와 힘줄이 붙어 있는 부위에 염증이 생겨 나타난다. 관절에 이상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 증상에 따라 물리치료, 약물요법, 수술치료를 한다.
오십견은 50대에 특별한 원인 없이 나타난다고 해서 붙여진 별명이지 의학용어는 아니다. 어깨의 ‘유착성 관절낭염’이 정확한 용어이고 50대에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오십견이란 어깨 관절을 둘러싼 관절막이 퇴행성 변화를 일으켜 염증이 생기면서 이 막이 관절에 달라붙는 것을 말한다.
어깨가 굳어 움직이지 못하기 때문에 동결건이라고도 부르는 이 병의 통증은 어깨를 중심으로 오다가 나중에는 손목까지 퍼진다. 처음 한두 달쯤 몹시 아프다가 통증이 다소 줄고, 6개월∼1년이 지나면 거의 사라진다. 하지만 병이 나은 것은 아니고 상태가 더 악화돼 어깨가 완전히 굳어지고 운동범위는 더욱 축소된다.
오십견을 치료하려면 되도록 초기에 어깨를 많이 움직여 굳은 어깨를 풀어주어야 한다. 어깨가 아프다고 움직이지 않으려는 사람이 많지만 그럴수록 더 나빠질 뿐이다. 조금 아프더라도 참고 움직일 수 있는 한계 이상으로 운동범위를 늘려가는 연습을 한다. 운동 한두 시간까지 어깨가 얼얼하고 아플 정도가 적당하다. 운동에 앞서 핫팩이나 초음파로 어깨 관절 주변을 따뜻하게 해 주변조직을 신장시켜 놓는 것이 좋다.
통증 때문에 2차적으로 근육이 뭉치는 현상이 올 경우 이에 대한 주사치료, 물리치료 등을 같이 한다. 운동을 할 때는 반드시 어깨관절의 움직임을 늘려주는 방향으로 운동을 한다. 통증이 심할 경우는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와 통증을 줄이는 약물을 사용한다. 통증이 너무 심해 움직일 수 없는 경우 아픔을 느끼는 신경을 일시적으로 마비시키는 주사를 놓기도 한다.
하지만 어깨가 아프다고 무조건 오십견이라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오십견과 가장 많이 혼동하는 것은 목 디스크. 목뼈(경추) 5번과 6번 사이 추간판(디스크) 탈출이 있을 때도 오십견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난다. 팔목터널증후군, 흉곽출구증후군과도 구분해야 한다. 때로 심장근육 일부가 죽는 심근경색증이나 뇌졸중이 어깨 통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관절염이 있을 때도 사람들은 흔히 저리다고 말한다.
골관절염(퇴행성관절염)은 통계적으로 60세가 넘은 사람의 반수 이상이 앓고 있는 질환으로 환자가 주로 하는 작업과 관계가 있다. 발목을 많이 쓰는 발레리나나 손을 무리하게 쓰는 권투선수, 시골에서 무거운 것을 자주 들게 되는 농민 중에 골관절염 환자가 많은 편이다.
관절염을 앓고 있는 사람은 특히 장마철이나 날씨가 흐릴 때 통증이 더 심해져 몸이 쑤시고 아프다고 한다. 비가 오거나 오려고 할 때 왜 몸이 쑤시는지 원인은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대체로 기압이 평소보다 낮아져 병이 난 곳의 압력 평형상태가 깨져서 통증이 생긴다는 설이 많이 퍼져 있다.
관절염이 무릎 부위에 있을 때는 등산이나 계단 오르기 등을 피하고 무릎주위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무릎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눕거나 엎드려서 다리를 쭉 펴고 45도 높이로 55초 동안 들어 올리기를 반복하거나 물속 걷기,, 수영 등을 한다. 골관절염 치료는 운동과 약물 요법을 병행하고 상태가 아주 나빠졌을 경우 관절경 시술이나 관절대치 수술을 통해 치료한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고 낙엽이 떨어질 무렵부터 손발이 차고 시리거나 허리 어깨가 쑤시기도 하고 다리 통증이 심해져 밤잠을 설치는 중년들이 많다. 이렇게 저리거나 쑤시는 증상을 한마디로 신경통이라고들 하지만 신경통의 원인 또한 혈액순환 장애, 근육의 손상 등 여러 가지에서 찾아온다.
혈액순환장애는 주로 겨울철에 혈관이 수축되기 쉬워 노인들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이 혈액순환장애는 콜레스테롤이나 지방 혈전(피떡) 등이 혈관벽에 쌓여 핏줄이 좁아져서 생기는 수가 많다.
젊은 여성 중에도 레이노드증상이라 하여 찬 곳에 갔을 때 손발에 피 순환이 안돼 통 중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혈액순환장애가 올 경우 날씨가 조금만 추워져도 모세혈관이 수축해 손가락 발가락 끝이 파랗게 질리면서 저린 증상이 오는 경우가 있다.
허리 디스크(추간판 탈출증)가 있어도 다리가 저린 방사통과 함께 혈액순환장애가 올 수 있다. 척추 추간판이 빠져나와 다리로 가는 신경을 심하게 누르면 다리 근육이 지나치게 수축돼 근육 사이로 지나가는 혈관이 눌리기 때문이다. 이들 질환 역시 조기에 수습하는 것이 경제적이다.
증세가 약하면 물리치료나 약물치료로 대부분 증상이 좋아진다. 하지만 통증이 심하게 오래 지속되면 전문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혈액순환장애가 있을 때는 신경치료제 주사로 교감신경의 활동을 억제하고 혈관을 이완시켜 치료한다.
그 밖의 질환
척수에 원인이 있는 경우로 척추 뼈의 노화에서 온 신경자극, 디스크, 척추관협착증 등이 생겨 저린 증상이 오는데 왼쪽이나 오른쪽 어느 한쪽이 저린 것이 아니라 양팔이 저리다든가 양발이 저리다든가 목 아래로 다 저린 것이 특징이다.
이처럼 손·발 저림의 원인은 저림 증상을 표현하는 말 이상으로 다양하고 쉽게 판단할 수 있는 증상이 아니다. 때문에 자신의 상태를 지레짐작해서 약을 사 먹는 것은 상태를 호전시키는데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
저림증은 단순히 신경통 때문이라거나 혈액순환이 안 돼서 그러려니 간단하게 생각해서는 안된다. 반드시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고 검사를 통해 병의 원인을 알아내 치료를 받도록 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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