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씨는 생리 1주일 전만 되면 유방이 팽창하고 먹고 싶은 것이 많아지며 허리에 통증이 어김없이 찾아온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런 신체적인 증상쯤이야 생리가 시작되면 없어지는 증상이니 참고 넘어가곤 하지만 문제는 심각한 우울증이 같이 찾아온다는 데 있다. 그 우울증이란 게 원인도 전혀 없고 그냥 기분이 좋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뱃속 밑바닥에서부터 차 올라 와 말할 수 없이 기분이 나쁘고 신경이 날카로워지게 만든다.
참을 수 없는 우울함, 나도 생리 전 증후군일까
자연 이때만 되면 업무능력도 떨어지고 가족들이나 직장동료들에게까지 이유 없이 신경질을 부리게 된다고 한다. p 씨의 이런 증상은 결혼 전에는 허리에 통증만 있을 뿐 그다지 심하지 않다가 아이를 낳은 후부터 더 심해졌다고 한다. 그래서 생리 전이면 으레 생기는 현상이려니 생각하고 마음을 진정하고 기분전환을 하려고 노력도 해보지만 건강이 좋지 않거나 정신적으로 스트레스가 쌓여 있을 때는 우울증이 더 심해지곤 해서 얼마 전에는 병원치료를 받아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다.
가임기 여성들이 대개 월경이 있기 전 느끼는 이런 불쾌감을 동반한 여러 가지 증상을 월경 전 증후군(Premenstrual Syndrome)이라고 한다. 월경 전 증후군은 월경주기에 따라 반복적, 주기적으로 나타나는 신체적, 정서적, 또는 행동적 증상이 복합적으로 생겨났다가 월경 시작 전이나 월경이 시작되면 바로 사라진다. 이는 생리통과는 확실치 구별되는 증상이다.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조건을 갖추고 있으면 월경 전 증후군이라고 진단할 수 있다. 첫째, 징후나 증상은 배란이 끝나는 황체기에 있어야 한다 둘째, 배란기에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셋째,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증상이 있어야 한다.
생리통과는 구별되는 월경전 증후군
월경 전 증후군의 증상으로는 신체적 증상과 정신적 증상, 행동적 증상이 있다. 신체적 증상은 고장증(bloating), 유방 팽만감과 통증, 두통, 골반통, 체중증가, 배변 장애 등이 있고 정신적 증상으로는 우울증, 집중력 장애 불안기면(lethargy), 성욕감퇴, 식욕 변화, 정서 불안정, 수면 장애, 공포 등이 있다.
이 정신적 신체적 증상이 행동적 증상으로 옮겨지게 되면 결혼 파탄, 사회적 고립, 비능률적인 불성실한 직장생활, 자녀학대나 자살, 절도, 살인까지도 불러올 수 있다. 월경 전 증후군의 이런 증상은 현재 나타난 것만으로도 150여 가지의 증상이 있다. 대개 배란성 주기에 나타나지만 때로는 무배란성 주기에도 나타날 수 있으며 20~30대에 나타나는 증상으로 알려져 있다.
학계에서는 임신이 가능한 여성의 70~90%는 어떤 형태로든 월경 전 증후군을 나타낸다고 보고 있다 이중증세가 유난히 심각해서 치료를 받아야 할 사람은 2~l0% 정도라고 한다. 이 증상은 다산부나 임신중독증, 알코올 중독, 직장 여성에게서 비교적 많이 나타나고 결혼 생활이나 교육의 정도, 인종, 문화적 배경과는 무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월경 전 증후군은 초경 후에 처음 나타나 30대에 가장 심해지며 45세 이후나 혹은 폐경 후에는 대개 증상이 없어진다. 사람에 따라서는 출산 후에 증세가 더 심해지기도 한다. 많은 여성들은 생리가 시작되기 전에 나타나는 이런 증상이 다소 심하더라도 월경 때문에 나타나는 지극히 자연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의사들은 증세에 따라 대증요법을 실천하거나 전문의의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불편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렇게 생리 때마다 찾아오는 달갑지 않은 증상은 왜 생겨나는 것일까. 아직 정확하게 밝혀진 바는 없지만 많은 가설이 나오고 있다. 내분비계(난소호르몬, 고프로락틴 혈증, 인스린, 갑상선호르몬 등) 이상 때문에 생겨난다는 이론과 에스트로젠이나 프로제스테론 같은 호르몬과 신경전달 물질의 이상, 비타민B6결핍, 심신기능 장애 혹은 정신질환적 성품에서 나온다는 보고도 있다.
월경 전 증후군은 뚜렷한 원인을 찾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그 정의나 증상이 다양하고 진단에 유용한 생물학적 표지물질이 없어서 진단이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대부분 의사들이 월경전 증후군을 진단할 때는 증상이 월경주기의 일정시기에 반복되는가, 또는 중증의 정서변화가 있으면서 정신적 증상이 주로 찾아오는가, 모든 증상이 월경이 시작됨과 함께 사라지며 최소한 1주일 이상은 아무런 증상이 없는가, 증상의 심한 정도는 주기에 따라 달라지지만 적어도 6~12개월 이상 매월 생기는 가를 살펴서 진단을 내리고 있다.
월경 전 증후군이 있는지를 진단하는 방법으로 환자들에게 설문지를 돌려 조사하는 방법은 별 효과가 없다고 산부인과 전문의는 전한다. "월경 전 증후군 증상은 수십 가지에서 100여 가지가 됩니다. 설문지를 주고 월경 전 증후군을 호소하는 여성들에게 자신의 상태를 체크하라고 하면 대부분 확실하지는 않지만 그런 증상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 마련입니다. 오히려 사람을 앞에 두고 자신의 월경 전 증상이 어땠는지를 적어보라고 하는 편이 효과적이죠."이처럼 원인이 뚜렷하게 규명된 게 없고 그 진단방법도 여러 가지여서 이 증상은 병명으로 구분되기보다 증후군(Syndrome)이라 분류하게 된 셈이다.
한의학에서는 이 월경전 증후군을 생리 전 긴장증이라고도 한다. 생리 전증후군이 일어나는 이유를 한방에서는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한다. 골반과 자궁 기관에 특별한 이상이 없는데도 나타나는 경우(원발성)와 골반과 자궁 기관에 생긴 어떤 병적인 문제 때문에 일어나는 경우(속발성)이라고 한다.
대개 원발성은 정신적 스트레스, 통증에 민감한 체질, 부모의 과보호, 자궁발달미숙, 무리한 성생활, 유산, 운동부족 등이 원인이 되어 나타나고 속발성은 염증성 골반질환, 월경과다, 부정출혈, 성교통. 호르몬대사이상, 자궁근종, 약물 또는 자궁 내 피임장치 등에 의해 나타난다고 보는 것이다. '속발성이라면 그 원인질환을 찾아내어 치료해야 합니다.
원발성인 경우 마음을 안정시키고 자궁을 따뜻하게 해 주고 튼튼하게 해주는 '귀비육미탕'을 처방하면 상태가 한결 좋아집니다. 이 생리 전 증후군은 초경부터 그냥 지나치면 자궁발달이 미숙하고 차지는 것은 물론 혈액순환이 잘 안 되고 기초체온이 낮아집니다. 이런 증상을 내버려 두면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까 알맞은 치료를 해 자궁을 깨끗하고 맑게 해야 건강하게 지낼 수 있지요." 생리 전 증후군이 심하면 자궁의 건강과도 연결된다는 전문의의 말이다.
생리 전 증후군의 진단 조건 및 증상
생리 전 증후군의 진단 조건
● 징후나 증상이 주기적으로 월경주기 중 배란기가 끝나는 황체기에 나타난다.
●생리 시작 전이나 생리 시작 후 증상이 없어진다.
● 최소 5개월에서 12개월 이상 매월 증상이 있다.
● 일상 생활에 지장을 받을 정도다.
증상
신체적 증상 : 고장증(bloating), 유방팽만감과 통증, 두통, 골반통, 체중증가, 배변 장애
정신적 증상 : 우울증, 집중력 장애, 불안, 기면(lethargy), 성욕 감퇴, 식욕 변화, 정서 불안정, 수면 장애, 공포
행동적 증상 : 결혼 파탄, 사회적 고립, 비능률적이고 불성실한 직장 생활, 자녀 학대, 자살, 절도, 살인
증세따라 치료접근 다양
양의학에서는 생리 전 증후군에 대한 원인이 다양한 만큼 그 치료방법 또한 여러 가지를 시도하고 있다. 증상을 나타내는 사람에 따라 대부분 증상에 대한 요법을 쓰고. 경험에 의거해서 치료하고 있을 뿐 보편적인 치료는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생리 전 증후군은 증세가 심한 경우 심리적인 불안감을 달래주는 것만으로도 많은 효과를 볼 수 있다.
그저 생리적인 현상이려니 지나치다가 증세가 너무 심하면 병이 아닐까, 혹시 몸에 큰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닐까 싶어 병원을 찾는 여성들에게는 세심한 진단을 통해 신체에 생긴 병이 아님을 확인시켜 주고 증상에 따라 적당량의 약을 주면 심리적인 안정감을 얻어 상태가 많이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프로제스테론의 증가로 몸이 부었을 경우는 저 식염 고 단백식을 권한다. 이때 이뇨제는 부작용을 우려해 신중하게 투여한다. 우울증이 심할 때는 리튬카보네이트(lithium carbonate)를 두통에는 미페나믹산(mefenamic acid), 유방팽만감이나 유방통에는 Danzol을 투여하는데 역시 부작용을 조심해야 한다 이외에도 증상에 따라 여러 가지 치료법을 쓰고 정신과 치료를 병행해야 할 경우도 있다.
적극적인 치료방법으로는 증상이 아주 심한 사람에게 난소 적출술을 고려할 때도 있다. 생리 전증후군이 심해 사회생활을 제대로 할 수 없는 경우가 더러 있다. 도벽은 물론 심하게 자녀를 학대하거나 자살할 위험이 많은 사람, 생리 전 증후군으로 살인까지 할 가능성이 있는 사람 중 폐경기에 가까운 사람은 난소 적출술을 시술해 원인을 제거할 수도 있다. 정신과적인 치료로는 우울증상을 일으키는 잘못된 인지상태를 고치는 인지-행동치료나 이완훈련 같은 정신치료를 한다.
약물요법과 정신과 적인 치료를 하기 이전에 환자 스스로 대증요법을 실천해서 증상을 완화시키는 노력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중요법으로는
● 카페인과 술, 담배를 삼간다 ● 과도한 염분 섭취를 피한다. ● 고단백, 저당분 식사를 한다. ● 규칙적인 운동을 한다, ● 스트레스를 해소한다, ● 정상체중을 유지하는 방법 등이 있다. 정상적으로 배란이 되고 있는 가임기 여성 70~8o%이 겪고 있다는 생리 전 증후군은 인체의 모든 비밀이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는 이상 한 번에 모든 증상을 치료할 수는 없는 일인지도 모른다.
옛날 여성들에 비해 요즘 사람들이 느끼는 증상이 다양하고 정도가 심한 것을 살펴보면 현대사회생활에서 느끼는 스트레스와 불안도 생리 전의 불안감과 우울감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진단도 충분한 설득력을 얻는다. 생리 전 증후군은 초경이 시작되고 1O~2O대 때는 증세가 약하기 때문에 불편하더라도 참고치료를 받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대로 방치하면 증세가 나타나는 기간이 늘고 심각한 기분 장애를 일으킬 수도 있다. 전문의들은 조기에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하고 있다. 여성 스스로 자신의 몸 변화에 대해 솔직해지고 불편한 증상을 고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한다면 생리 전 증후군으로 고통받는 일은 훨씬 줄어들 것이다.
*당귀, 숙지황, 산수유 등의 약재로 구성된 귀비 육미탕이 생리전 증후군에 도움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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