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에야 ‘`~깡’이니 ‘~스낵’이니 하여 주전부리할 과자가 넘쳐나는 시대가 되었지만, 마땅한 주전부리감이 귀하던 시절, 한과(韓菓)야말로 정말 맛있고 귀한 음식이었다. 한과는 그 종류도 다양하여 강정, 유밀과, 숙실과, 과편, 다식, 정과 엿강정, 엿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유밀과의 대표는 약과로 밀가루에 참기름, 꿀, 생강즙을 넣고 반죽하여 기름에 튀겨내어 꿀을 묻힌 것을 말한다. 또 다식은 곡물가루, 한약재, 꽃가루 등을 꿀로 반죽하여 다식판에 넣어 여러 모양으로 박아낸 것이며, 엿강정은 호두, 잣, 땅콩 등의 견과나 찹쌀밥을 말렸다가 튀긴 후 콩, 깨, 들깨, 땅콩, 호두, 잣 등을 엿으로 버무려서 굳힌 과자다.
우리 민족 최대의 주전부릿감 ‘한과’
우리나라에서는 예로부터 이와 같은 전통적인 한과를 ‘과정류(菓釘類)’라 하여 외래 과자와 구별하였다.
과정류는 농경문화의 진전에 따른 곡물 산출의 증가와 숭불사조에서 오는 육식의 기피풍조를 배경으로 신라·고려시대에 특히 고도로 개발된, 제례(祭禮)·혼례(婚禮)·연회(宴會) 등에 필수적으로 오르는 음식이었다.
한과의 주재료인 기름과 꿀은 삼국시대부터 사용되었는데, 실제로 이 재료들을 응용하여 과정류가 만들어진 것은 불교가 융성했던 삼국통일시대 이후로 보인다. 숭불사조가 고조되었던 통일신라에서 음다풍속과 육식 절제 풍습이 존중됨에 따라 채식 음식과 곡류를 재료로 한 과정류가 발달한 것으로 추측된다.
한과는 정성이 들어가지 않으면 결코 제맛이 나지 않는다. 제사 때나 잔치상에 오르는 유과의 경우, 좋은 찹쌀만을 선택해 20일 동안 발효시킨 뒤 찌고 말리고 튀겨낸 다음 기름을 빼고 튀밥에 옷을 입히는 13단계의 손길이 간다.
이처럼 정성이 깃들인 한과를 보면 조상들의 지혜로움을 엿볼 수 있다. 곡식을 그냥 낱알로 먹으라고 하면 잘 안 먹을 테니 꿀에 버무려 낱알 그대로를 과자로 만들어 먹게 한 것이라든가, 색깔을 식물의 자연색 그대로 응용을 하는 것 등은 과거 우리네 어머니들의 지혜와 예술적 감각을 함께 느끼게 해주는 것이다.
달콤한 맛의 ‘서양과자’
서양과자는 처음에는 밀류를 사용하여 가루로 만들어 반죽을 하여 굽는 방식으로 만들어졌는데, 이때의 감미료(甘味料)로는 과일류의 과즙을 사용하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BC 5세기경에 인도에서 만들어지기 시작한 설탕에 의해 과실의 설탕절임이 만들어지게 되고, 이어서 유제품이 만들어지게 되었다. 이후에 조리방법이 발달하여 버터와 치즈를 밀가루에 섞어서 반죽하여 구운 과자류와 설탕을 이용한 엿 등도 만들어지게 되었다.
이것들은 메소포타미아 지방에서 그리스, 로마, 이집트 등지로 전해지고, 1세기경에는 남부유럽에서 발달하였다. 로마 제국의 붕괴와 함께 과자제조기술이 다소 침체되었으나 중세기의 사원에서는 양초를 만들기 위하여 양봉(養蜂)이 행해져, 벌꿀을 사용한 과자를 만들어 순례자에게 제공하였다.
현재의 초콜릿의 탄생도 그 결과로, 처음에는 스위스에서 만들어졌으나 이탈리아에서 이주한 과자공에 의하여 완성되었다. 그 후 16세기 중반에 프랑스 왕궁에서 현재의 양과자의 기초가 이룩되었다.
이렇게 전해져 온 과자는 현재 전유럽과 미국인들 사이에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한과의 주재료가 쌀가루인데 반해 서양과자는 밀가루를 주로 하여 달걀, 우유, 버터, 치즈, 크림, 초콜릿, 설탕, 향료, 특수한 술 등을 주로 사용하기 때문에 높은 지방질(脂肪質)로 인한 문제점이 없지 않다.
미국의 식료품업계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의 60%가 눈에 불을 켜고 지방질 함유 여부를 살핀다고 할 정도다.
특히 요즘과 같이 날씨가 점점 추워지는 계절은 비만한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매우 위험한 시기다. 날씨가 추워 집안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늘어나 운동량이 부족해지고 군것질이 늘어나기 때문에 비만이 심화되기 쉽다.
연전에 어느 백화점에서 일본의 전통과자인 화과자가 한과 매출액의 2~3배를 차지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가정에서 아이들 간식이나 손님 접대용으로 한과를 적극 활용하도록 주부가 조금만 관신을 갖는다면 우리의 한과는 더 이상 외래의 과자류에 홀대받지 않을 것이다. 다행히 최근 우리 것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일반인들이 한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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