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전통식이 좋다고는 하지만 서구식에 비해 무엇이 어떻게 좋은가에 대한 정보는 접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차제에 전통식과 서구식을 비교 분석하면서 전통 신토불이(身土不二) 음식의 우수성에 대해 알아보자.
피자의 어원은 피사의 사탑으로 유명한 이탈리아의 피사에서 탄생되었다는 설과 나폴리에서 생겼다는 설이 있다. 이 중에서 가장 일반적인 정설은 그리스 유래설이다.
이는 피자가 납작하게 눌려진, 또는 동그랗고 납작한 빵을 의미하는 희랍어 ‘삐따(PITTA)’에 그 어원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탈리아의 남부도시들이 희랍인에 의해서 건설되었는데, 그중 가장 유명한 도시인 나폴리도 ‘새로운 도시’라는 뜻의 희랍어인 ‘네아폴리스’였다는 것만 보더라도 꽤나 설득력 있다고 하겠다.
빈대떡 VS PIZZA
이렇게 생겨난 말인데…
우리의 빈대떡도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전해온다.
우선 우리말의 뿌리를 적은 옛 문헌 《역어유해(譯語類解)》를 보면 빈자떡이 중국말인 병자(餠者)에서 비롯되었다는 설이 있으며, 《명물기략(名物紀略)》에는 중국의 콩가루떡인 알병의 ‘알’ 자가 빈대를 뜻하는 ‘갈’로 와전되어 빈대떡이 됐다는 얘기도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신빙성이 있는 빈대떡의 원조는 밀가루 반죽을 기름에 튀긴 절병(截餠)이 아닌가 싶다.
이밖에 지금은 서울 복판인 정동(貞洞)의 옛 이름이 빈대가 많다 해서 ‘빈대굴’이요, 빈대굴에서 부침개 장수가 많았기 때문에 빈대떡이 되었다는 설도 있다.
전통적인 피자는 요즘 우리가 즐겨 먹고 있는 것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본래 나폴리 피자는 아주 얇고 바삭바삭하며, 토핑 재료도 몇 가지 되지 않는다. 빵을 구울 때는 벌통 모양의 오븐에서 장작불로 약 3분가량 구워내는데, 오븐 바닥은 대리석판으로 되어 있다.
나폴리 피자의 독특한 맛의 비결은 바로 이 대리석판에서 나온다고 한다. 이탈리아 사람들 중에는 전문 피자용 오븐 제작을 몇 세대에 걸쳐 가업으로 삼고 있는 집안도 있다.
이에 반해 빈대떡은 원래 따로 독립된 식품이 아니었다. 제사상이나 교자상에 기름에 튀긴 고기를 고배(高排)로 고일 때 기름을 스미게 하기 위한 밑받침 정도였다. 그러나 고기 튀김 등에서 배어 나온 맛있는 기름이 고배로 고인 빈대떡에 자연스레 스며들게 되는데, 이렇게 스며든 빈대떡의 맛이 독특하여 차츰차츰 별미 음식으로 승격을 하게 된 것이다.
세계대전 전까지만 해도 피자는 주로 남부 이탈리아인 등에 의해서만 알려져 있는 음식이었다. 그래서 남부 이탈리아의 가정이나 세계 각지에서 자기들끼리 모여사는 남부 이탈리아 출신인 사회에서만 만들어 먹었다.
‘인기’의 비결은 이래요
그러나 미국으로 이민 온 이탈리아 이주민이 생계수단으로 소규모의 피자 식당을 여러 곳에서 열게 되고, 제2차 세계대전 후 전쟁 당시 이탈리아에서 처음 시칠리 언 피자를 맛본 미군들이 그 맛을 잊지 못해 미국으로 온 시칠리아 인들에게 찾아가 만들어 달라고 졸라대곤 했다. 이것이 바로 ‘미국의 피자붐’이 일어나게 된 배경이다.
유명한 영화배우와 가수들도 피자를 대중화시키는데 한몫했다.
빈대떡 역시 한국남 씨의 노래인 ‘빈대떡 신사’로 대중화된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노래 가사에서 보여주듯 싸고 저렴한 가격에 먹을 수 있는 가난한 사람들의 음식이라는 다소 부정적인 모습뿐이었다.
그러나 이제 이러한 빈대떡에 대한 괄시는 끝났다. 주한 외교관 부인들의 모임에서 한국 고유 음식을 시식시키고 그 선호도를 조사했더니 빈대떡이야말로 ‘넘버 3’가 아닌 ‘넘버 1’으로 조사되었다. 빈대떡이 지닌 고유의 맛에 가장 폭넓은 국제성이 내포돼 있음이 입증된 것이다.
평안도에서는 지짐이, 황해도에서는 막부치, 전라도에서는 부꾸미 또는 허드레떡, 서울에서는 빈자떡이라고도 불리는 빈대떡은 그 이름에서 풍기듯 가장 서민층의 식품인 동시에, 그 뿌리야 어떻건 밑바닥에 사는 한국 서민의 미각이 국제 미각과 가장 가깝게 통한다는 진리를 입증했다는 산 증거다.
서양식 패스트푸드의 대표 격인 피자, 햄버거, 샌드위치 등을 먹을 경우 대개 고열량 식품인 프렌치프라이(감자튀김)와 콜라를 곁들여 먹으면 한 끼에 800 칼로리까지 먹게 된다. 게다가 지방이 40% 이상이나 된다.
따라서 서양식 패스트푸드는 육체적 활동이 많은 성인 남자에게는 그런대로 알맞을지 모르나 샐러리맨, 여성, 어린이, 청소년들에게는 지나치게 열량이 높은 식품이다.
뚝배기냐, 장맛이냐
이와는 반대로 빈대떡의 주재료인 녹두는 피로해소에 효과를 보인다.
우리나라에서는 예로부터 열이 높으면 녹두죽을 쑤어 먹었던 것도 녹두에 함유되어 있는 필수 아미노산인 글리신, 라이신, 발린 등의 역할 때문이었다. 또 불포화지방산인 리놀산과 리놀렌산이 많아 질이 우수한 편이며, 아밀라아제, 인벨타제, 우레아제 등 여러 가지 소화효소가 들어 있어 소화도 잘되는 편이다.
그렇다면 피자와 빈대떡을 함께 먹는 것은 어떨까? 가족들이 함께 외식을 나간 자리에서 할아버지, 할머니는 빈대떡을, 손자, 손녀들은 피자를 선택하는 이런 모습도 한 번쯤 상상해 볼 수 있는데, 그러나 이 둘을 함께 먹는 것은 음식궁합에 맞지 않는다.
왜냐하면 피자의 주재료인 치즈는 단백질과 지방이 풍부한 영양식품으로 치즈 100g 중 칼슘이 600mg 이상 들어 있는데, 빈대떡의 주재료인 콩 또한 고단백·고지방 식품이기는 하나 칼슘보다 인산의 함량이 월등히 많기 때문이다.
치즈와 콩류를 함께 만들어 먹으면 인산칼슘이 만들어져 빠져나가 버리고 마는 것이다.
*피자의 주재료인 치즈는 단백질과 지방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다.
*빈대떡의 주재료인 녹두는 피로해소 효과를 보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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